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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통찰]국회에 어벤저스 팀을 보내라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 차창 밖으로 국회의사당이 보였다.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혼돈 국회의 모습을 떠올리니 민주주의의 전당이 아니라 몰락해 가는 로마제국의 원로원 회의실 같이 느껴졌다.

지금은 마이너스 경제성장, 동해안 산불과 포항 지진의 발생, 재기되는 북한의 위협 등으로 국민은 걱정이 여느 때보다 크다. 이런 때에 정부가 하는 일은 잘 보이지 않고 고질병인 난장국회가 재현되는 것을 속절없이 보고만 있어야 하는 국민은 과연 이 땅에 정치와 국가가 존재하는지 자문하며 한숨만 내쉴 뿐이다.

국민의 비난과 실망이 큰 이유는 정쟁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이나 민생이 아닌 당과 국회의원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의견을 대변해야 하거늘, 국민이 언제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법, 선거법을 다루어 달라고 부탁한 일이 있는가 말이다. 국민의 관심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 국가의 안위, 사회적 정의에 있다.

국회의원들이 범하고 있는 세 가지의 큰 과오는 첫째, 민주당이 국민이 원하지도 않고 민생과도 직결되지 않는 사안을 너무 급하게 서둘러 처리하고자 함으로써 갈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특히 선거법개정의 경우 선거의 룰을 정하는 것인데 제1야당을 패싱하고 상정하는 것은 비신사적인 처사다.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안건처리 최장기한 330일을 다 채울 경우 개정된 선거법을 내년 4월15일 실시하는 21대 총선에의 적용이 아슬아슬한 시점에서 부득이 이런 초강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개정이 가결될 경우 민주당이 얻는게 자유한국당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셈법이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 자유한국당이 물리적인 힘으로 안건상정을 막아 의사진행에 지장을 초래한 것에 대해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기왕에 안건이 상정됐으니 당의 이익을 초월하여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정치가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여 대화와 협상에 임해야 한다.

셋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위원인 바른미래당 오인환 의원이 사법개혁안에 반대의사를 비추자 당 지도부가 오의원을 다른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이라는 긴급작전이 벌어졌다. 대의정치와 민주주의의 본질에 반하는 꼼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감독이 수시로 선수를 바꾸는 스포츠경기가 아니다. 국회의원이 상임위나 본회의에서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표결하는 것은 ‘불가침·불가양의 권한’이다.

고 존 매케인 의원은 미국 공화당 의원이지만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는 공화당 결정에 반대표를 던지기 위해 암투병 중에도 2017년 7월 미국의회에 출석했다.

오의원의 대체선수로 지정된 채이배 의원의 특위참석을 저지하기 위하여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채의원실을 6시간 동안 봉쇄한 장면 등 국회의 부끄러운 자화상들이 CNN 등 여러 외신을 통해 해외로 보도됐다.

방탄소년단이 연이어 미국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면서 국위를 선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타이완의 양자오 교수는 그의 책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20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견실하고 안정적인 일관성이 있으며, 그 핵심가치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정치는 미국을 닮아 갈 수 없을까? 우리나라 국회는 정말 자정 능력을 잃고 위기의 길로 가는 것인가? 그렇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위기에서 구출할 ‘어벤저스 팀’을 국회에 보내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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