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뜨락]신 귀거래사(新 歸去來辭)
[사색의 뜨락]신 귀거래사(新 歸去來辭)
  • 경기신문
  • 승인 2019.05.0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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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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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자장암 감원용인대 객원교수
탄탄 자장암 감원 용인대 객원교수

오늘날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도심의 골목에서 자란 세대이며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삶을 영위하다가 도시에서 삶을 마치는 ‘도시 세대’ 라고 할 수 있다.

도시세대인 이들의 어릴적 기억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대부분 아파트 단지 안의 놀이터일 것이다.

갈수록 포화 상태인 도시에서의 생존은 더욱 팍팍해지고 도시화가 더욱 만연된 한국사회에서 민초들의 삶이 펼쳐질 공간은 결국 이렇게 도시일 가능성은 더욱 확연해졌으며 더구나 모든 인프라는 도시에 집중돼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이러한 때에 어린 시절에 한번쯤은 들어 기억하고 있을 동화에 나오는 서울쥐와 시골쥐 이야기를 더듬어보자.

서울에 사는 친척 쥐를 따라 모처럼 상경한 시골쥐는 지금껏 맛본적이 없는 진수성찬과 하늘을 뒤덮은 빌딩숲에 감탄을 자아낸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서 떨어진 곡식 낱알만 주워 먹던 시골쥐에게 도시에 널린 각양각색의 진미는 상상도 못한 맛이었으며 또 높고 높은 건물들은 눈을 휘둥그레지게 하였다. 그런데 시도때도 없이 사람들이 불쑥 나타났기 때문에 두 쥐는 만찬을 즐기다가도 부리나케 도망을 가야 했다.

심지어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 때문에 도시를 구경하다가 저승을 구경할 뻔한 적도 부지기수였고, 결국 도시의 번잡하고 불안한 삶에 동화될 수 없어 지쳐버린 시골쥐는 항상 노심초사하는 도시보다는 소박하지만 마음 편하게 소욕자족하며 사는 시골이 낫다며 시골의 곡간으로 돌아간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시골쥐처럼 도시를 바라 볼 지도 모른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에 언감생심이 되어버린 내집 마련의 꿈이며 마스크를 필수품으로 만들어버린 숨막히는 미세먼지, 도저히 뚫리지 않을 것 같은 경제불황 등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포화 상태인 수도 서울과 그 위성 도시들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어 간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이며 교육열에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지 못하는 도시 서민들은 모두가 시골쥐가 될 수는 없다. 입법과 정책 입안자들이 서울쥐의 고충을 헤아려 열린 결말을 해피 엔딩으로 만드는 것이 당면한 숙제이고 입법 과정을 통하여 쇠퇴하는 도심 안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고보면 동화속의 시골쥐야말로 진정한 밀레니얼이 아니었을까 싶다. 시골쥐가 느낀 서울에서의 아무리 화려한 삶 이라고 한들 그 안에서 만족과 자유를 느끼지 못한다면 큰 의미가 없었던 것 이다.

항상 노심초사하는 도시보다 소박해도 마음 편한 곳이 낫다며 시골로 돌아가는 시골쥐의 모습은 이처럼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숨막히는 미세먼지와 도저히 뚫리지 않을 것 같은 경제불황 등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서울에서 사람들도 시골쥐처럼 다른 삶의 가능성을 찾아 이제라도 도시를 떠나야한다.

죽어가는 늑대도 태어난 곳을 향해 머리를 누인다던가? 도시에서 태어난 세대에게 돌아갈 곳은 어쩌면 도심의 척박한 삶일 뿐이라면 도심이 고향인 이들의 역 귀향은 또한 서글픈 현실이지 싶다.

현대인이 도시의 삶에서 포기해야것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신 귀거래사는 마냥 꿈속의 일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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