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세이]고집 센 승려
[생활에세이]고집 센 승려
  • 경기신문
  • 승인 2019.05.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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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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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야수필가월간 수필문학 편집국장
이자야 수필가 월간 수필문학 편집국장

강가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그해 따라 비가 많이 쏟아졌다.

금방 그칠 것 같던 비가 계속 쏟아지자 끝내 강물이 마을을 덮쳤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마을 뒤의 산으로 올라갔다. 산기슭에 암자 하나가 있었다. 암자에는 주지 스님 한분이 살고 있었는데, 홍수엔 아랑곳없이 절간에서 목탁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마을 사내 한 사람이 암자로 급히 들어갔다. 그는 불상 앞에서 염불을 외우고 있는 스님에게 다급한 소리로 외쳤다.

“스님! 강둑이 터져 강물이 마을을 덮쳤습니다. 곧 홍수가 이곳까지 덮칠 겁니다. 빨리 피신을 하십시오!”

그 말을 들은 스님이 태연하게 말했다.

“염려 마시게. 설사 홍수가 이 절을 덮친다 해도 여기 부처님이 계신데 무슨 걱정인가. 부처님이 날 가호 하고 있으니 어서 자네나 피신을 허시게.”

이렇게 고집을 부렸다. 농부는 몇 번이나 설득을 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급히 산으로 올라갔다. 농부가 떠난 지 반시간도 안 지나 정말 홍수가 작은 암자를 둘러쌌다. 물은 목탁을 치고 있는 중의 무릎까지 올라왔다. 그래도 스님은 끄떡하지 않았다. 끝내 홍수가 그의 턱 밑까지 올라 왔다. 여전히 그는 목탁을 치며 염불을 외우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구조대원들이 급히 보트를 저어 스님을 찾아갔다.

“보트에 타십시오. 물이 곧 암자의 처마 밑까지 찰 겁니다. 어서 타세요.”

그러자 스님이 또 말했다.

“걱정들 마시게나. 내 곁에는 저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가. 나는 절대 죽지 않네. 어서들 가 보게나.”

스님의 고집을 꺾지 못한 구조대원들이 떠나가자 물은 금방 그의 머리까지 차올랐다. 그러자 스님은 암자의 지붕으로 올라갔다. 지붕 위에서 목탁을 치며 부처님의 가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헬리콥터가 날아왔다. 구조대원들이 외쳤다.

“스님! 빨리 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 오십시요! 한 시가 급합니다!”

고집 센 승려는 그 말도 곧이듣지 않았다. 그는 그저 염불만 외우며 부처님의 도움만 기다리고 있었다. 밀려오는 홍수가 그의 턱 밑까지 이르자 비로소 그도 죽음을 예감했다. 그는 하늘을 우러러 보며 부처님을 원망했다.

“부처님도 소용이 없군요. 제가 이렇게 갈망에 찬 염불을 외우고 있는데도 왜 저를 외면하십니까?”

바로 그때 하늘에서 붉은 가삼을 입은 부처님이 내려와서 말했다.

“네가 어찌 나를 원망 하느냐? 나는 세 번이나 너에게 구원의 기회를 주었다. 처음에는 마을 농부를 보냈고, 두 번째는 구조 보트를 보냈고 세 번째는 헬리콥터까지 보내주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너는 그 세 번의 기회를 번번이 거절했다. 더 이상 내가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뭣이란 말이야?”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있다고 합니다. 기회가 왔는데도 사람들은 이 기회를 잡지 못 합니다. 그리고는 하늘을 원망하고, 자신의 불운을 한탄하면서 낳아 주신 부모를 원망 합니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은 다가 올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준비 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지금 한 순간 한 순간이 그대에겐 소중한 기회의 순간입니다. 이 순간을 놓치고 탄식하지 마십시오. 그래서 백금이나 황금 보다는 ‘지금’이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지금을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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