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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소상공인 해법 찾는 청장 “중기인들이 나라 이끈다는 자부심 갖기를”

 

 

 

백 운 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주 52시간 근로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뜩이나 취약한 중소기업계는 몸살을 앓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 답답하기만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초 부임한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은 취임 직후부터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고 있다. 장관급으로 격상된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대변인을 거쳐 경기중기청장을 1년여간 이끌어온 백운만 청장을 통해 그동안의 행보와 경기지역 중소기업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들었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 초심 간직
하루에 평균 중소기업 두군데씩 찾아

주52시간제·근로단축 시행 앞두고
생각보다 현장에선 우려감 심각

스마트 공장으로 인력 감소 걱정하는데
오히려 생산량 늘고 채용 여지 높아져

수출 위해 맞춤형 지원 계속 펼칠 것

“기관장으로 소상공인들께 감사”


■ 취임 1년간 중소기업·소상공 등 600여곳 방문

취임 1주년을 맞은 백운만 청장은 지난해 취임 때와 변함없이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며 입을 열었다. 작년 6월 초부터 백 청장이 도내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256차례 찾아갔다. 여기에 시장·군수, 지역 오피리언 리더들까지 더하면 600차례가 넘는다. 하루 1~2곳을 찾아간 셈이다. 그만큼 백 청장이 발걸음을 해야 하는 곳이 많다는 얘기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오는 2020년부터 주 52시간제 적용대상인 50~300인 규모 기업 수는 경기지역에만 6천곳에 달한다. 국내 중소기업의 3분의 1이 경기지역에 밀집해 있는 것이다.

그동안 백 청장이 찾아간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대다수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백 청장은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근로시간이 줄면서 손에 쥐는 임금마저 줄어드니까 주 52시간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고 하고, 그래서 회사는 더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납품기일을 정하는 쪽에서는 납품업체가 52시간 준수 여부는 안 보고 오로지 기일을 지키는지만 본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돼 출범한 뒤 중소기업인들이 거는 부처와 청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현장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중기 정책을 알려 체감 성과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 현장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에서 중기청 역할 다짐

백 청장은 현장 방문을 하면서 이같은 어려움 해결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소중한 경험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직접 찾아갔던 화성지역의 한 중소기업은 회사 대표가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매출을 크게 늘린 경우였다”며 한 업체의 경우를 소개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대졸 초봉을 4천만원으로 정했는데, 획기적이면서도 전체 인건비가 전년도보다 160% 넘게 들게 됐다. 회사 대표는 “먼저 급여를 올려주겠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우리는 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여러분이 책임지고 회사를 살려달라”며 오히려 직원들에게 간곡히 요청했다. 그랬더니 이 회사 직원들은 지난해 그 어려운 여건에서도 전년도 대비 2배 넘는 매출을 올려 화답했다고 한다. 백 청장은 “이 회사 대표는 ‘경영자의 마인드로 일하라’고 말하기 전에 직원들의 마음으로 그들을 대한다면 기업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개한 두번째 업체는 각종 규제에 익숙해 있는 중소기업의 얘기였다. 이 업체는 시청에 어려운 상황 두 가지를 건의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답변을 듣지 못했다면서 백 청장에게 얘기를 들려줬다는 것이다. 회사 정문을 확장하는 공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과 회사 앞에 다리를 놓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래서 백 청장이 해당 시청에 확인해 본 결과, 다리 설치 요구건은 현재 검토 중이지만, 정문 확장 공사건은 별도 규제가 없어 업체에서 알아서 확장하면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백 청장은 “이렇게 중소기업들이 여러 규제를 받고 있다보니 어떤 일을 하는 것조차 시작하기도 전에 ‘규제에 묶여 진행할 수 없는 일’로 인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이라며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더 분발해서 현장을 찾아다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생산성 향상 지름길은 ‘스마트공장’

백 청장은 “근본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기업 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인력은 기존 규모로 유지하면서 생산량을 늘려갈 수 있다면 근로시간을 단축해도 상관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수와 해외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이미 법으로 명문화된 주 52시간 근로단축을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백 청장의 판단이다. 그래서 백운만 청장은 생산성 향상의 열쇠가 ‘스마트공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설비에 ICT(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공정을 데이터로 만들어 생산현황을 실시간으로 관제·조절하고 불량·문제점이 발생하면 바로 추적해 원인을 찾아 고칠 수 있다.

기획부터 설계, 생산, 판매를 비롯한 모든 과정을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으로 통합해 디지털화해 구현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말하면 모든 산업요소가 ‘초연결’된 공장으로,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 생산 속도를 높여 생산성을 늘리는 개념이다. 도내에서 스마트공장을 지원한 업체 수만 2천75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대개 스마트공장을 추진하면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느냐고 걱정하는데 실제로 일자리가 늘어났다”며 “스마트공장은 제품 신뢰도를 높여주고, 발주량이 늘어 사람을 채용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도내 중소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스마트화가 필요한 만큼 스마트공장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스마트공장을 확산하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 내수 중기의 수출기업화 촉진 필요

최근 부진한 도내 수출기업을 개선하기 위해 백 청장은 ‘내수 중소기업을 수출 기업화로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현장 밀착형 행정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수출지원센터 입주기관의 원루프(One-Roof) 시스템을 운영해 맞춤형 수출상담 등으로 시장 다변화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기업이 단 한 번 경기중기청을 방문해 수출관련 필수 교육과 마케팅, 자금, 바이어 발굴 등 신규 수출에 필요한 맞춤형 수출 일관지원을 추진하고 수출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밀착해 도와 수출성과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각 시·군, 중소기업 협의·단체와 협력한 수출카라반 간담회와 지속적인 사후관리, 메일·유선전화 상담, 현장 방문까지 중소기업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백운만 청장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중소벤처기업을 혁신 성장 주역으로 육성하고 경제 성장과 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으로서 “어려운 여건에서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마케팅과 수출 등에 최선을 다하고, 대기업 등의 횡포에 억울하거나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중소기업인들이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자긍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 중소기업 유관 기관장으로서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주철기자 jc38@

/사진=노경신기자 mono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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