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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기문화재단, 옛 길에서 선조의 얼을 찾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했다. ‘옛 것을 연구해 새 것을 안다’는 의미다. 선조들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그래서 경기문화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 옛길 따라 걷기’는 유의미하다. 재단은 경기지역 역사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옛길의 생태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이 행사를 추진했다. 길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조우(遭遇)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조선시대 한양과 팔도의 요지를 연결했던 삼남·의주·영남길 가운데 경기도 구간을 현대적으로 해석, 문화탐방로(路)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세 길의 구간은 이렇다. ▲삼남길 과천~안양~의왕~수원~화성~오산~평택 ▲의주길 고양~파주 ▲영남길 성남~용인~이천~안성.

시작부터 쉬운 건 아니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개인여가활동에 대한 기대도 커졌고 친환경 문화관광 자원 확보라는 명제에도 충실해야 했다. 급부상하는 인문학적 가치를 길 위에 심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고민은 깊었고 논의는 신중했다. 결국 ▲역사문화자원 선형연결 ▲안전과 편의 고려 ▲정체성 정립 및 역사적 가치 입증 ▲수원과 화성 등 옛 길이 지나는 13개 시·군에 대한 지역 안배 ▲역사, 생태, 민속 등 다양한 테마체험 ▲활용저변 확대 ▲공적가치 실현 ▲도보편의 강화 등 8개 사항을 사업 방향으로 선정해 현재에 이르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찾아 즐길 수 있는 ‘역사·문화·자연의 이야기가 흐르는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시작이었고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인체의 동맥과 정맥에 해당하는 도로망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건 1770년(영조46) 신경준과 홍봉한 등이다. 전국의 도로를 모두 9개로(路)로 정리, ‘증보문헌비고’를 펴냈다. 신경준은 또 같은 해 편찬한 ‘도로고’에서 도로를 평해로, 영남로, 삼남로, 강화로 등 6개로 재정리했다. 이 길들은 교통통신로, 운송로, 사행로, 온행로, 능행로 등의 역할을 했고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가교가 됐다. 이를 토대로 한반도가 동아시아 무역 네트워크의 중심축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재단은 오는 29일 영남길 6구간을 유영초 산림문화콘텐츠연구소장의 안내로 탐방한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내동마을 연꽃단지까지 걷는 아름다운 길이다. 또 연잎 차 만들기 체험도 할 예정이다. 길 위에서 길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함께하기 참 좋은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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