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소리’로 전달되지 않은… 진심 담긴 ‘소통’ 이야기

 

 

 

‘모나리자’는 1946년에 조자르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중에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제멋대로 버디’는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소재를 통해 장애와 비장애를 나누는 세상의 보이지 않는 편견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또 ‘소리’만으로는 결코 전달되지 않는 진심이 담긴 ‘소통’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와 동시에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따뜻한 연대와 공존의 힘에 대해 얘기한다.

이 책은 청각 장애를 가진 열여섯 살 소년 ‘한라’가 운명처럼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세계를 만나 경험하게 되는, 뜨거운 성장의 길목을 그려낸 작품이다.

세상 속에 섞여 살기 위해서 장애를 극복하려 노력했던 한라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자유와 안정감을 바다 속에서 난생처음 느낀다.

이런 한라의 삶 속에 수상한 소문을 달고 다니는 전학생 ‘해나’와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딱히 잘하는 게 없어서 고민인 앞집 친구 ‘소민’이가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여름 방학 동안의 기적 같은 시간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작품은 청각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단순히 장애를 대하는 세상의 각박한 태도나 장애인으로 사는 일의 고충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는다.

또 장애를 가진 한라가 사람들에게 항상 웃으며 예의 바르게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고도 수많은 불편과 사람들의 무례를 감내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줌으로써, 장애에 대한 현실 속 우리의 무지와 편견이 그 자체로 일종의 소극적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 준다.

뿐만 아니라 한라를 비롯해 그와 영향을 주고받는 해나와 소민이의 눈부신 변화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해나는 조난자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뒤 사고로 의식을 잃은 채 돌아온 엄마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으로 속이 곪아가던 중, 한라의 버디가 되면서 엄마의 삶의 지침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또 늘 불편한 죄책감에 마음이 짓눌려 있던 한라의 앞집 친구 소민이는 여름 방학을 보내는 동안 ‘수화 통역사’라는 꿈을 찾은 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을 보다 예민하게 벼리며 타인의 문제를 자신의 삶 속으로 가져와 고민할 수 있게 된다.

한라 역시 자신의 미래와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바다 속에서 자신이 살아 있는 소리를 느끼고 버디인 해나의 망설임 없는 도움을 받으며 ‘다음’을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작품은 이렇게 세 명의 아이가 공존하고 연대하면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인간의 다정함이 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힘찬 동력이 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