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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얼마 전 동화구연대회를 참관했다. 동화가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동화를 읽는 습관을 기르고, 잃어버린 추억과 감성을 꿈꾸게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였다. 예상과 달리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고, 책 속의 이야기를 동화로 구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가끔 보면, 학교에서 ‘작가와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책을 쓴 작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작가가 되려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 날 만난 작가들과 나눈 이야기는 학생들이 너무 책을 읽지 않고, 책을 구입하는 사람도 줄었다는 것이다.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스마트폰이 쏟아내는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느라 익사하기 직전인 현실 속에서 책을 읽는 습관을 키우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2017년 문체부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 6천 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천여 명을 대상으로 ‘국민독서 실태조사’를 했다. 책을 읽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공부 때문에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응답이 32.2%였고,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21.1%)’, 휴대전화, 인터넷, 게임하느라 시간이 없어서(18.5%) 순으로 나타났다. 연간 도서 구입량은 성인은 평균 4.1권, 학생은 평균 4.7권이었다. 연간 종이책 구입비는 성인은 5만5천 원, 학생은 4만3천 원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책 속의 아이로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

어느 미용사는 자녀가 책을 산다고 하면, 책값의 두 배를 주었더니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사고, 책 읽는 습관도 갖게 됐다고 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서 정작 부모는 책을 읽지 않는다. 책을 권할 때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거나 학습에 효과가 있을 거라고 권하기만 할 뿐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추천할 수 있는 어른들은 많지 않다.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의 저자 최윤정은 책을 읽게 하려면 먼저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요즘의 학교도서관이나 공동도서관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즐겨 찾도록 공간을 재구조화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어 독서인구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좋은 책을 추천해주고 권해주기 위해서는 부모 먼저 책을 많이 읽어 봐야 한다.

자녀들이 접하는 책들을 우리 어른들이 지켜주고 또 지켜주어야 아이들도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고 꿈을 키워주는 자양분이 될 수 있으며, 책 읽는 습관도 갖게 될 것이다.

요즘처럼 책 보다 훨씬 손쉽고 자극적인 재미를 주는 것들 한복판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 먼저 책을 읽고 좋은 책을 아이들에게 추천해 주어야 한다.

이스라엘 부모는 자녀에게 책을 사줄 때, 이웃집 자녀의 책도 함께 사서 나눠준다. 그것은 똑같은 책을 선물함으로써 함께 책을 읽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또, 책 읽는 습관을 위해 학생들이 각자 읽을 분량을 스스로 정하고, 다 읽으면 피자쿠폰을 주어 부모랑 함께 피자가게에 쿠폰을 제출하면, 축하음악과 함께 피자 한 판을 무료 제공 받게 함으로써 책 읽는 습관을 갖게 한다는 외국 사례도 있다.

책을 읽으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멘토와 하루 종일 신나게 놀도록 한 다음, 헤어질 때, 책을 읽으면 좋은 이유 한 가지 정도 살짝 말해주는 재치를 발휘해도 좋을 것이다.

책 속의 아이들은 책 밖의 어른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 책 속의 아이를 통해 말하게 함으로써 책읽기를 즐기는 아이로 성장하면 좋겠다. 책 밖의 어른은 오늘부터 스마트폰 대신에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읽기를 권한다. 또, 책 속의 아이로 돌아가 귀가할 때 자녀를 위해 서점에서 책 한 권 선물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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