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사람] 승기천 상류, 물길을 열자
[물과 사람] 승기천 상류, 물길을 열자
  • 경기신문
  • 승인 2019.07.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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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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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자 인천 물과미래 대표
최혜자
인천 물과미래 대표

 

승기천은 수봉산에서 발원하여 용현동을 거쳐 선학동~남촌동~논현동 등 갯마을 주변의 갯골을 흐르던 물줄기들이었다. 승기천 상류는 1980년대 도시인구 밀도와 토지이용 압력이 높아지면서 복개되어 도로로 사용돼 왔다. 하천의 복개는 승기천 상류에 대한 사망신고로 눈에 보이지 않으니 하천관리에 소흘해지고 하수가 유입되어 수질은 악화되고 악취, 하천생태계가 파괴되고 주민들의 휴식공간도 사라지게 됐다.

중·하류는 남동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현재의 물길로 바뀌었다. 남촌동은 지금은 남동공단과 연수택지로 변했지만 구한말 까지 ‘염말’이라고 불렸다. 그 당시까지 현재 문학경기장 인근 경인고속도로 고가가 지나는 곳까지 바닷물이 들어왔었다고 한다.

1980년대 들어와서 당시 신군부의 국보위 상임위원회에서 갈 데 없는 수도권 공해공장 이전 촉진지역으로 서울 및 인천항과 경인고속도로 근거리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공단조성 대상지를 인천시 남동구 폐염전 부지로 공단 조성계획을 확정짓고, 수도권문제 심의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이후, 1984년 4월 경제장관 회의에서 한국토지개발공사(현재 LH공사)를 사업 시행자로 결정해 1985년 2월 총 1천700억 원을 투입 총면적 956만5천536㎡를 매립하여 남동국가산업단지 공단터를 조성하기 위해 인천시로부터 공유수면 매립허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승기천 주변의 남촌동·도림동·논현동·고잔동·동춘동 등지의 남동염전 소금밭 85만 평이 공업용지로 바뀌게 됐다.

남동국가산업단지 조성으로 물길이 완전히 바뀐 승기천은 이후, 2009년 7월 농산물 도매시장~남동유수지 입구까지 승기천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된 이후 물 흐름이 개선되면서 건천이었던 과거에 비해 수질이 점차 좋아지면서 악취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됐다. 실제 2010년 인천시가 발간한 ‘자연형하천유지관리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 4차례에 걸쳐 승기천을 이용하는 시민 344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2.5%가 복원사업 이후 하천 수질과 물 흐름이 좋아졌다고 대답했다.

생물상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식물상 및 식생을 보면 총 36과 114종의 불안정한 식생의 전형적인 도시하천의 모습을 보였지만,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총 8목 12과 13종 719개체, 육상곤충 총 10목 51과 100종, 어류 총 4과 5종 169개체, 양서 파충류 2종, 조류 총 20과 36종으로 과거에 비하면 생물종도 늘어났다.

최근들어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복개하천에 대해 물길을 복원하자는 흐름이 나타기기 시작했다. 승기천 상류를 비롯한 수문통 굴포천 등 물길 복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은 도시에 새로운 동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지역이 환경친화적으로 변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시의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표면 대부분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불투수 면적이 증가하면서 도시 온도는 1990년 24.9℃에서 2006년 27.2℃로 2.3℃ 높아졌다. 인천시가 발간한 기후변화보고서에 의하면 서울·인천·경기도 중에서 21세기 후반기 기온 상승이 가장 큰 지역은 해안에 위치한 인천광역시라고 한다. 인천시의 도시구조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도시에서 물길은 사회 환경여건을 개선한다. 열섬현상을 완하하는 등 도시기후를 조정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저녁 6시 흔치 않은 시간에 ‘승기천 상류, 물길 복원 방향찾기 토론회’가 개최됐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청 대회의실을 꽉 채운 참석자들은 승기천 상류 물길 복원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승기천 유역은 저지대로 상습치수로 인한 수해 발생으로 인명피해 및 대규모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여전히 수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해(水害)에도 안전하고 생태적으로도 건강한 하천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를 내었다.

승기천 상류 물길을 복원한다는 것은 개발논리 중심의 도시문화로 인해 사라졌던 ‘인간다움’, ‘사람사는 맛’, ‘인천의 정체성’의 복원까지도 의미한다. 승기천 상류 물길을 열고, 물길은 시민의 마음을 열어 인천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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