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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제기구로 발돋움한 세계화장실협회(WTA)

(사)세계화장실협회(WTA)가 24일 보건·위생 관련 화장실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의 ‘특별 협의 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얻었다. 특별 협의 지위란 보건·위생, 인권 등 유엔 경제이사회 활동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NGO에게 부여되는 지위다. 특별 협의 지위를 얻은 WTA는 앞으로 유엔이 주최·주관하는 회의나 행사에 참여해 서면 또는 구두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부대 행사를 개최하거나 행사에 참여해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로비 활동도 할 수 있게 됐다. 염태영 WTA 회장(수원시장)의 말처럼 WTA가 보건·위생 분야 국제기구로서 그에 걸맞은 위상을 갖춘 것이다.

WTA는 2007년 11월 22일 ‘미스터 토일렛’ 고 심재덕 수원시장이 수원에서 설립한 국제 NGO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화장실 문화 개선이 절실히 필요함을 깨달은 심 전 시장은 화장실 문화운동을 주창하면서 월드컵 경기장과 수원시내 곳곳에 특급 호텔급의 최첨단 공중화장실을 지었다. 이후 수원시는 ‘세계 화장실문화의 메카’가 됐다. 전 세계의 유수 언론이 수원시의 ‘공중화장실 혁명’을 앞 다투어 보도했다. 공중화장실을 구경하러 오는 국내외 관광객과 번치마킹단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심 전 시장은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앞두고 본인의 집을 허물고 양변기 모양의 집 ‘해우재’를 지었다. 사찰의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에서 비롯됐다. 이 집은 2007년 기네스북 한국기록원으로 부터 '가장 큰 화장실 조형물'이라는 기록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런데 세상의 ‘근심을 푼다’(解憂)는 뜻의 해우재를 지어놓고도 정작 자신의 근심을 풀지 못했다. 암이 생겼는데 WTA 창립 준비를 하느라 건강을 돌볼 기회를 놓쳤다. 심재덕은 2009년 이승을 떠났다. 유족이 그의 뜻을 받들어 해우재를 2009년 7월 수원시에 기증했고, 수원시는 수원시 화장실문화 전시관 해우재로 재탄생시켰다.

그렇게 설립된 WTA는 깨끗한 화장실로 세계인의 보건·위생 수준을 높이기 위해 나섰다. 화장실이 부족하고 위생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공중화장실을 짓는 ‘희망의 화장실 프로젝트’를 전개, 가나·케냐·라오스·몽골·캄보디아 등 16개국에 공중화장실 33개소를 지어줬다. 이제 유엔 지위를 획득하고 진정한 국제기구로 거듭났으니 정부와 경기도 역시 WTA에 적극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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