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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어낸 곳에 태양광 시설… 안전장치는?

주민들 “배수시설·안전장치 없어
수질오염·산사태 피해 우려”
郡 “산지법 개정전 허가 시설
마땅히 대처할 방법 없는 처지”
`연천지역 태양광발전소

 

 

 

경기북부 지역에서 태양광발전 시설 허가가 가장 많은 연천.

연천을 찾아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굳이 찾아보려 하지 않아도 산자락에 위치한 태양광발전 시설이 속속 눈에 들어왔다.

연천지역에 허가된 태양광발전시설은 모두 95개. 도내 전체에서도 동부에 위치한 여주(183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발전용량 기준으로도 여주에서 두번째로 많은 13만1천여kW로 도내 전체의 15.4%를 차지하고 있다.

목적지로 한 곳은 미산면 백석리 일원의 태양광발전 시설로 이 곳의 발전용량은 2천400여kW다.

이 곳을 향하는 동안에도 산 중턱마다 자리잡은 3~4곳의 태양광발전 시설이 목격됐다.

목적지에 도착해 태양광발전 시설을 찾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나무 등으로 울창한 인근 산림과 달리 주변 나무를 모두 베어낸 곳에 태양광발전 시설이 위치, 유독 눈에 띄어서다.

이 시설 인근에는 마을 주민들이 가꾸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감자밭과 양계장 등이 위치했다.

때마침 장마철인 만큼, 산사태라도 일어나면 피해가 고스란히 전달될 것으로 보였다.

오히려 태양광발전 시설에 마땅히 있어야할 배수시설은 보이지 않았다.

태양광 패널 청소 시 약품 등을 사용하지 않고, 빗물이나 지하수 등만 이용해 배수시설이 필요없다는 게 시설 관계자 설명이다.

시설 관계자는 “따로 배수시설을 갖추지 않았다. 어차피 빗물, 지하수 등으로 1년에 한두번 청소하기 때문에 그냥 토양에 스며들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시설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A씨(70대)는 “산림훼손은 둘째치고 마을 주민이 식수 등으로 사용중인 지하수를 끌어다가 청소를 하고, 그대로 흘려버린다. 수질오염 등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와초리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설도 찾았다.

이 곳의 발전용량은 1천800kW 규모로 지난해 말 공사에 들어가 현재 패널 설치를 완료, 외부인의 접근을 막기 위해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나무를 깎아 산 꼭대기에 시설이 설치됐음에도 불구, 토사 흘러내림 방지 등 안전장치는 보이지 않았다.

이 시설과 가장 가까운 주택과의 거리는 100m 정도.

주민들이 장마 등으로 인한 산사태 피해를 우려하는 이유다.

주민 B씨는 “태양광 시설과 집거리가 100m 정도다. 산사태가 일어나면 집을 덮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안그래도 비가 올때마다 집 앞마당에 물이 차곤한다. 나무마져 다 뽑혀졌으니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는 “우리 지역은 자연경관이 좋아 청정지역으로 유명했다. 태양광 시설로 자연경관이 엉망이 됐다”고 산림훼손을 지적한 뒤 “산사태라도 일어나면 집에서 마을로 가는 길이 막힌다. 자칫 고립돼 이도저도 못하는 사태가 발행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삼림훼손 우려는 군도 마찬가지로 정부에 건의도 지속하고 있다. 환경파괴까지 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않는다”며 “지난해 12월 산지법 개정으로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 조건이 강화되긴 했으나 개정전 허가를 받은 시설에 대해선 마땅히 대처할 방법이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조주형기자 peter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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