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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외롭지 않은 것은 섬이라 할 수 없다

망망한 바다위에 저 홀로 깨어 있어

거친 물 성난 바람에도 제자리를 늘 지킨다.



멀리 있지 않은 것은 섬이라 할 수 없다

수평선 아득하게 뭍으로만, 귀를 열고

백년을 하루와 같이 해조음 듣는다.



외롭지 않은 자는 시를 쓸 수 없으리

멀리 있지 않은 자는 시를 쓸 수 없으리

시인도 섬과 같아라, 백지에 뜬 갈매기

 

 

 

 

폭염 속 섬 열기도 뜨겁다. 안성 시인의 聾山齊(농산제)에서 학회자료들을 챙겨주신 일들이 생각난다. 하나라도 책을 주려고 빼곡한 서재에서 시인의 정신과 사상이 섬세하게 담긴 마음들을 그려보니 울컥 그리움이 더 일어난다. 삶에서 절망의 극한에 치닫게 되면 주검이란 것을 자연적으로 끌어드리기 마련인데 문학의 오솔길에서 슬픔과 회한들이 밀려든다. 외롭지 않으면 시를 쓸 수 없다고 시인은 말한다. 가장 외로울 때, 시는 더 맑아지고, 자신의 거울을 들여다보는 기억의 재생을 돌려볼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의 독특한 음감의 시어들을 접하면서 외로움과 막막한 가슴들을 누르기가 버거워 시련의 함정에 들어가지 않으려, 시안에 함몰되어 지혜롭게 이겨 나아간다. 수평선 끝으로 바다는 조용하고, 파도는 잠을 잔다. 시인은 늘 상념의 여로를 그렇게 내게 주셨나보다./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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