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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돌봄교실로 변한 태권도장… 씁쓸한 보육현실

지역아동센터 등 입소 ‘별따기’
부모들 “보낼 곳 마땅치 않아…”

식사·간식에 밤까지 돌봄 서비스
도장·미술학원 방학중 원생 급증

돌봄교실 등을 이용하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이 방학 기간 동네 태권도장과 미술학원 등 사설학원으로 몰리면서 이들 학원이 ‘육아센터’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1일 도내 태권도장 등에 따르면 매 방학이면 학원생이 급증하는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원 등도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식사와 보육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팔달구 이모(38) 씨는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아이들을 인근 태권도장에 2년째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4학년 아들을 방학 때만 보냈다가 눈치가 보여 학기 중에도 도장을 보내고 있다.

이 씨는 “아이가 그리 태권도를 좋아하지 않지만, 맡길 곳이 마땅치 않고 비용도 저렴해 태권도장에 보내는 것”이라며 “학교가 운영하는 방과후 교실이나 돌봄교실은 방학이면 조리식이 아니라 빵 등을 간식으로 제공하는게 전부지만, 학원은 식사를 제공하고 차량으로 집까지 데려다 주다보니 더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천서 태권도장을 운영 중인 오모(48) 씨는 대학에서 운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이들과 잘 어울리면서 방학이면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맞춤형 운영을 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는 “방학 중에는 점심과 오후 간식을 제공하고, 학기 중에도 아이들 저녁 급식이나 간식을 챙겨주다보니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대부분 부모들도 유명 태권도 학과 출신보다 보육서비스를 얼마나 제공하느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 관장은 또 “적은 학원비에서 식사나 간식을 충당하려다보니 사범 중 한명을 지정해 식사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며 “그나마 방학 때 여름캠프 등을 통해 부족한 수입을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이같은 현상을 ‘돌봄 교실 등 보육시설 부족’에서 꼽는다.

학부모들이 초교생 돌봄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학교 내 돌봄교실과 지역아동센터 등이 있지만 둘다 경쟁율이 높아 입소가 쉽지 않다.

돌봄교실은 초 1~2학년만 가능하고, 그나마 돌봄을 신청해도 다른 이용자가 나가야 들어갈 수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층 등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

수원의 한 지역아동센터장은 “대부분 학부모들이 방학이면 자녀를 맡길 곳이 없다보니 방학 전에 입소 상담도 많다”며 “결국 대부분 학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용각기자 k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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