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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여성 도내 22명 거주

도의회 민주당 실태조사 발표
‘유학 거짓 유혹’에 일본행
후지코시 공장서 강제 노역
부품 깎다 손가락 절단 부상

김경희 의원 “지원대책 촉구”

경기도내 A시에 살고 있는 서모 할머니는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여성근로자다.

15세 학생이었던 서 할머니는 학교에 동원령이 떨어지면서 강제로 일본 후지코시 공장으로 끌려가 강제 노역에 동원됐다.

당시 서 할머니는 학교에서 일본 유학이란 미명으로 포장한 유혹에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 일본행을 결심했다.

서 할머니가 1년여간 공장에서 맡은 역할은 비행기 부품으로 사용될 쇠를 깎는 일. 기숙사 생활을 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또 주·야간 교대근무로 노역에 시달렸다.

쇠를 깎는 과정에서 불통이 튀어 여기저기 부상을 당했으나 의무실에서의 간단한 치료가 전부였다.

해방 후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외부로 알리기 어려운 심적으로 외로움이 할머니의 삶을 더 힘들게 했다.

슬하에 자녀를 두지 못한 서 할머니는 현재 양로원에서 의료비 지원 등 조차 받지 못한 채 홀로 외로운 여생을 보내는 중이다.

김모 할머니도 서 할머니와 같은 강제동원 피해여성근로자다.

15세의 나이로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 공장 노역에 동원됐던 김 할머니는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학교 측의 거짓말에 속았다.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에서 1년 6개월 간 부품을 깎는 노역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부상도 당했다.

손가락이 잘리는 부상에도 치료는 단순 소독이 전부였다. 해방 후 국내로 돌아왔지만 강제 노역 당시 발생한 신체 장애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 할머니와 김 할머니와 같은 처지를 겪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를 본 여성근로자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167명이다. 생존자 가운데 22명이 현재 경기도내에 거주중이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내용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여성근로자’ 실태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도내 22명의 피해 여성근로자 가운데 10명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다.

조사 결과 위안부 피해자와 달리 여성근로정신대 피해자는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제도가 상대적으로 미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해자 스스로 위안부로 오해받을 것을 우려, 피해경험을 감추고 있는 실정이다.

김경희(더불어민주당·고양6) 의원은 “(강제동원 피해여성근로자에 대한) 심층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2014년에 ‘경기도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여성근로자 지원 조례’가 제정돼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있으나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라며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현실적이고 포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조례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주형기자 peter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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