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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중학생 역사원정대, 독립운동가 발자취 따라 애국심 키우다

33개 팀 10월까지 독립운동 거점지 답사
도·도교육청, 올바른 역사인식 심어줘

지난 20∼23일 파주지역 청소년 26명
中 상해·항주 대한민국 임정 등 방문
교과서에서만 보고 배우던 당시 생활
현장학습 통해 체험·배우는 기회 접해

“조국 독립 위해 희생한 선조들의 정신
마음속 새겨 모두가 기억했으면…”

 

 

 

응답하라 1919, 임정수립 100주년 기념

“사람은 왜 사느냐, 이상을 이루기 위하여 산다. 보라! 풀은 꽃을 피우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나도 이상의 꽃을 피우고 열매맺기를 다짐하였다. 우리 청년시대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형제의 사랑보다 처자의 사랑보다도 더한층 강의(剛毅)한 사랑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이다. 나의 우로(雨露)와 나의 강산과 나의 부모를 버리고라도 그 강의한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여 이 길을 택하였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에 맞서 독립운동을 나서며 어머니에게 보낸 한 청년의 편지 일부다. 당시 이 청년의 나이는 23세에 불과했다. 이후 이 청년은 임시정부가 있는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백범 김구 선생을 중심으로 결성된 독립운동 비밀 결사조직인 한인애국단에 입단, 홍커우 공원 의거를 성사시켰다. 바로 독립운동가 매헌 윤봉길 의사의 얘기다.

 

 

 

 


김구, 윤봉길 등 교과서에서만 보고 배우던 독립운동가들의 힘들고 긴박했던 당시 생활을 현장학습을 통해 체험하고 배우기 위해 경기도내 학생들의 역사의 현장을 찾았다.

‘응답하라1919,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념 기념 중학생 역사원정대’로 지난 20~23일 중국 상해와 항주 등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임시정부 요인들의 피난처를 차례로 방문했다.

역사원정대는 파주지역 중학생 26명과 경기도청 공무원 등 인솔자 7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중국내 활동이 주로 이뤄진 상하이, 항주, 진강, 장사, 광주, 류주, 기강, 중경 가운데 상하이와 항주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첫 날 방문한 곳은 상하이임시정부와 윤봉길 의사의 의거로 유명한 홍커우 공원(현 루쉰공원)이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임시정부 청사를 본 원정단은 생각보다 작고, 상당히 비좁은 내부 모습을 보고는 당혹해했다.

학생들은 “이렇게 작은 곳에서 어떻게 독립운동을 했는지 정말로 힘들고 조마조마했을 것 같아요”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상해의 여름 날씨는 한국과 달리 무덥고 습하다.

게다가 건물구조도 미로처럼 복잡했고, 바람도 잘 통하지 않았다.

 

 

 

 

이를 바라보던 중학생 원정단원들은 새삼 독립운동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튿날 방문한 곳은 홍커우 공원으로 바로 매헌 윤봉길 의사가 1932년 4월 29일 물병폭탄을 투척한 곳이다.

이 곳은 1956년 중국의 문학가인 루쉰을 기리기 위해 루쉰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다.

학생들은 준비한 국화를 기념관에 헌화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젊은 생을 희생한 윤 의사를 기리며 묵념을 했다.

이어 기념관 2층에서 윤 의사의 독립운동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특히 거사 3일 전 윤 의사가 태극기 앞에서 권총과 수류탄을 들고 있는 사진이 나올 때는 짧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홍서연(선유중2) 학생은 헌화를 마친 뒤 “윤 의사가 순국 당시 한치의 흐트럼 없이 굳건했던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며 “헌화를 하고 나니 나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처럼 뿌듯했다. 나도 나라를 위해 살겠다”고 말했다.

김태인(문산중2) 학생도 “헌화를 하러 들어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윤 의사가) 나이가 젊은데도 가족을 놔두고 상해에서 김구 선생님과 독립운동을 하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상황이 됐었다면 고민은 했겠지만 독립운동을 했을 것이다”고 당차게 말했다.
 

 

 

 

 

윤봉길 의사의 역사를 만난 원정단은 김구 선생과 임정 요인들의 피난처인 가흥을 방문했다.

당시 일제는 홍커우 공원 사건을 계기로 임시정부 요인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고, 김구 선생은 중국 상하이 법학원장 저보성의 도움을 받아 가흥으로 피신했다.

김구 선생은 당시 저보성의 도움으로 나이 많은 모친 등 일가를 이끌고 가흥시 매만가 76호와 저보성 큰 아들 처가의 별장을 오가며 힘든 피난 생활을 했다.

윤도현 학생(두일중2)은 “지금은 평화롭지만 그 때 당시 긴박한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여러 가족이 작은 집에서 생활해 정말로 힘들었을 것 같다”며 당시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사흘 째 방문한 곳은 항주 임시정부청사와 임정 요인들의 피난처인 오봉리 피난처, 한국독립단 터인 ‘사흥방’ 등이었다.

항주 임시정부청사와 오봉리피난처는 도보로 왕복 40여분 거리로 원정단은 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 곳을 걸어서 오가며 독립운동가들의 당시 생활을 조금이나마 체험하기도 했다.

사흥방은 현재 옛 모습이 사라졌고, 당시의 ‘터’로 짐작되는 곳만 남아 있었다.

정주영(금릉중2) 학생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여기까지 왔다. 그렇게 힘들게 독립운동했다는 것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강성훈(교하중2) 학생은 “항주 임시정부를 사전 조사했었는데 여러 가족들이 여관을 전전하며 생활한 것도 있었다. 정말로 열악한 환경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던 중 한 학생이 애국가를 선창하자 학생 원정대 모두는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며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한 선조들의 정신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겨 넣었다.

 

 

 

 

김주이(광일중2) 학생은 “향후 역사를 배우게 될 때 다른 친구들과 다른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께 감사하다. 다른 친구들도 역사원정대와 같은 좋은 체험을 접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원정소감을 밝혔다.

도 청소년과 남궁웅 청소년활동팀장은 “33개 팀으로 구성된 중학생 역사원정대가 지난 19일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중국과 러시아로 역사 원정을 떠난다”며 “이번 역사 원정을 통해 청소년들이 광복을 위해 피흘렸던 독립영웅들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중학생 역사원정대’는 3·1운동 및 임정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함께 진행한다.

중학생으로 구성된 총 33개 팀 1천여명은 팀별로 오는 10월까지 중국(상해·항주)과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우스리스크)의 항일·독립운동 거점지를 답사한다. /안경환기자 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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