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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갔다 온적 없고 사료만 먹였는데”… 돼지열병 농장주 망연자실

“왜 감염됐는지 몰라 갑갑
애지중지 키운 돼지 살처분
밥도 안넘어가” 안타까움 호소
인근 지역 농장들 방역 강화
“확산 안 되고 무사하길 바랄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경 써서 관리했는데 왜 감염이 됐는지 모르겠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파주에서 국내 최초로 발병하면서 해당 농가를 비롯해 전국의 양돈농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돼지열병이 발병한 농장은 굳게 문을 닫고 방역인력 이외에는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농장주는 이날 농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채 가족과 직원들은 할말을 잃은채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직원 A씨는 “농장주를 포함해 직원 가운데 해외를 다녀온 사람도 없고, 잔밥 대신 사료만 먹였는데 왜 돼지열병에 걸렸는지 모르겠다”며 “애지중지 키운 돼지들을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니 마음이 갑갑하고 밥도 안 넘어간다”고 말했다.

파주지역에는 91개 농가에서 10만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으며, 인근 연천에서 100농가 17만 7천159마리, 포천 159농가 27만 8천628마리 등을 키우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경기도협의회와 이들 농가들은 돼지열병 소식이 전해진 이날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파주시 법원읍 웅담리에서 돼지 400여 마리를 키우는 이윤상(74) 대한한돈협회 파주시 지부장은 “구제역과 달리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없고 치사율도 100%에 이른다”며 “지난주까지 매주 한차례 축사를 소독하고 미생물 용약을 뿌렸는데, 오늘부터는 회원들에게 매일 축사 소독을 진행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돈협회 경기도협의회도 이날 오전부터 4시간에 걸쳐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 등을 논의했지만 소독과 이동 자제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전했다.

협회 관계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북한 접경지대 농가에서는 특히 방역에 신경을 써왔는데도 돼지열병이 발생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생석회 가루 등을 설치하고 야생멧돼지 침입 방지 등에 더 신경을 쓰고, 매일 방역을 하도록 농가에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포천시와 연천군 농가들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포천시는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소식을 지역 농가에 긴급전파하고 거점 소독시설 2곳을 긴급 설치했다.

파주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박모(62)씨는 “당분간 이동을 중지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머리가 멍하고 아무런 생각이 안든다”며 “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고 무사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파주=최연식·김현수기자 kh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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