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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과 아집’의 정치 깨시민이 바로잡는다

 

 

 

3천년 역사에서 본 국정 실패
통치자의 우둔함·오만의 소산

집단적 어리석음·상호 증오감
정치의 독선·아집 부추기기도

공화주의 규범·실천 모색돼야
시민적 덕성이 성찰의 중요 가치


통치자 또는 통치 그룹의 판단과 선택은 국가와 국민의 삶과 운명을 좌우한다.

정치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할수록 정치 리더의 생각과 역량 여부가 더욱 중요한 이유가 그것이다.

그러나 역사 현실에서 지혜로운 통치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통치자의 실패가 국가의 실패가 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역사적 교훈이야말로 국가 운영의 방향과 정치적 성공을 이끄는 지침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정치 행위인 통치는 왜 종종 실패하고 마는가?

국정 실패는 통치자의 어리석음과 오만함의 소산이다.

저자 바바라 터크먼은 ‘독선과 아집의 역사’를 통해 3천 년 동안 이어진 우매한 정치 권력자들 즉, ‘바보들의 행진’(The March of Folly)을 다룬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여망에 반해 스스로 자멸을 초래한 통치자들을 크게 네 부류로 밝히고 있다.

첫째 트로이 목마는 아둔함의 원형이자 무지와 어리석음의 상징인 것이다.

신과 인간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트로이전쟁은 목마를 성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파멸을 자초하고 말았다.

둘째 르네상스시대의 교황들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 했다.

이들은 황혼이 깃든 중세, 밝아오는 근대의 여명 앞에서 개혁을 거부하고 쾌락과 타락의 권력을 휘둘렀고 스스로 자멸의 길을 재촉했다.

셋째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은 18세기에 광대한 신대륙 식민지 미국을 잃었다. 대영제국에 충성을 맹세한 식민지 신민들이 일으킨 미국독립전쟁은 영국 의회의 어리석은 독선의 산물이었다.

넷째 베트남전쟁은 불필요한 전쟁이었다.

베트남전쟁은 케네디의 판단 착오에서 싹텄고 전쟁의 광기에 휩싸인 존슨, 또 닉슨과 그의 참모들이 아집과 독선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다.

저자는 미국 대통령과 정책 결정자들을 가리켜 그룹의 독선과 아집의 결정판이라며, 베트남전쟁을 ‘바보들의 행진’의 집단 모델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저자는 통치자 레벨 즉, 정치 엘리트층의 독선과 아집의 역사를 밝히려고 했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정치적 위기는 통치자 수준에서만 그치지 않고, 정치 리더에 대한 대중의 영합과 공모에서도 발생한다.

대중적 차원의 집단적 어리석음과 상호 증오감 등이 정치 엘리트층의 독선과 아집을 부추기기도 하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정치 영역과 국정 운영에서 공화주의의 규범과 실천의 문제가 새롭게 모색돼야 하며, 그와 더불어 ‘시민적 덕성(civil virtue)’을 중요한 가치로 강조하고 있다.

끝으로 저자는 책을 통해 실정의 분석과 해명을 통해 ‘독선과 아집’의 정치를 바로잡는 성찰의 계기를 전하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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