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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부터 80·90년대 관통한 일하고 운동하던 여성들 이야기

 

 

 

지난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대한민국이 섬유와 전자로 산업과 경제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했을 때, 여성들이 있었다.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로 향하던 그 시절 운이 좋아, 혹은 고집을 부려 대학에 입학했던 여자들은 낭만적인 캠퍼스에서 최루탄과 지랄탄을 맞으며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당시 투쟁의 현장에서 경찰서와 형무소를 오가며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제는 ‘비정규직’과 ‘돌봄’이라는 노동문제를 관통해 모였다.

지난 3월 (사)일하는여성아카데미에서는 치유글쓰기 워크샵을 시작했다.

이곳에 모인 그녀들이 바로 당시에 활동했던 그녀들이다.

그곳에서 이미 만났거나, 자주는 아니어도 서로 얼굴만 아는 정도의 지인이었던 10명의 여성노동활동가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담담히 써내려갔다. 그녀들이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 만나 각자의 삶을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대한민국의 주요하고 굵직한 노동 운동사를 보여준다.

상고를 겨우 졸업하고 봉제공장에서 일하다가 1980년대 거대한 노동운동의 물결 속으로 들어간 유정임 안나, 1985년 부당해고 복직투쟁과 톰보이 불매운동으로 투쟁하는 삶을 살게 된 박남희 파드마, 20대 초반 몸과 마음이 시퍼렇게 멍들만큼 힘들고 아픈 노조활동을 한 김정임 수평선, 1987년 종로5가 불타는 파출소 앞에서 ‘독재 타도 호헌 철폐’를 외치며 시위했던 이원아 보라, 가사노동이 경제활동이 되는 순간 마주하게 되는 부당한 현실이 불편한 최혜영 꾸다, 요양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할머니를 통해 여성의 돌봄노동 현실을 자각한 양향옥 자유 등 그녀들이 몸소 느끼고 겪은 삶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여성노동의 계보이며 대한민국을 관통해 온 노동운동의 이슈들이었다.

책은 지난 1978년 동일방직, 1979년 YH무역 등 노동권 쟁취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가열 찬’ 투쟁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렇기에 책은 여성노동운동의 계보가 될 만큼 큰 가치를 지니면서, 누군가에게 살아갈 힘을 주고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소중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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