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불평등 심화·경제 침체·갈등과 부패한 세계 바꾸려면…

부와 권력의 집중이 문제의 핵심
자유로운 무한경쟁 시스템 제안

 

 

 

리우데자네이루는 아름다운 언덕들이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가운데, 기본적인 위생과 교통 시설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도시 빈민촌이 난립해 있다.

또 바로 그 아래에는 중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일 ‘레블론’이 위치해 있다.

이 극과 극의 풍경에서 드러나듯 브라질은 경제적으로 서반구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이다. 소수 가문이 대부분의 부를 독점하고 있으며 인구의 약 10퍼센트가 국제 빈곤선 아래에 속한다.

그런데 이는 비단 브라질의 경우 뿐 만 아니라, 선진국 역시 불평등 심화, 경제 침체, 정치 갈등과 부패 증가 등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브라질 같은 ‘개발도상국’이 미국 같은 ‘선진국’으로 올라설 거라는 오랜 믿음은 흔들리고 있으며, 리우는 앞으로 뉴욕, 런던, 도쿄가 겪을 운명을 예고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파, 좌파 모두는 지난 50년간 그래 왔듯 부자 증세와 재분배, 민영화와 규제 완화 같은 식상할뿐더러 개선 효과도 거의 없는 처방만 내놓고 있다. 출구 없는 터널과 같은 현재의 경제, 정치 상황을 타개할 대안은 정녕 없는 것일까?

‘래디컬 마켓’은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하는 야심 찬 시도다.

세계적 법학자 에릭 포즈너와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연구원 글렌 웨일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뜯어고쳐, 시장과 사회를 전면 재설계하자고 주장한다. 그 실체가 바로 ‘래디컬 마켓’으로, ‘근본적’이란 뜻과 ‘급진적’이란 뜻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근대 사회 조직의 창시자들인 애덤 스미스, 마르키 드 콩도르세,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헨리 조지 등으로 돌아가는데, 그런 점에서 근본적이다.

또한 이들이 급진적 철학자 무리의 이상과 개혁안처럼, 오늘날 우파의 자유지상주의적 열망과 좌파의 평등주의적 목표라는,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두 관점을 결합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급진적이다.

저자들은 ‘사적 소유는 독점’이라며 사유 재산(권)으로 인한 부와 권력의 집중이야말로 문제의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동시에 ‘시장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진정으로 자유롭고 열려 있는 경쟁 시장을 만들어 이를 해결하자고 제안한다.

이에 놀랍게도 ‘경매’ 제도에 기반 해 운영되는 사회 시스템을 제시하면서 이를 통해 부와 성장, 평등을 한꺼번에 극대화할 수 있음을 논증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구상을 1장에서 재산권과 세금 제도에, 2장에서 투표와 정치 제도에, 3장에서 노동 시장과 이민 제도에, 4장에서 금융 산업과 투자 제도에, 5장에서 디지털 경제와 데이터 가치에 구체적으로 적용해 새로운 사회가 어떻게 가능한지 제시하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