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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무조건적인 것을 위하여

 

 

 

무조건적인 것을 위하여

                       /송과니

그런 것은 그런 것이게,

천지간의 공간을 충분히 열어

그 자리에

그러함의 이치가 불어와 들어서게

하고, 시詩는

뜨거운 얼음과 차가운 불이 빚어낸

자유이다.

허무는 사상으로 단련된

문장이 지닌

바람을 허허벌판에 거침없이 부리고

다시 세우는 미학으로

조련된 문장이

망망 우주를 타고 넘는 것.

 

 

시인은 오디세이와 디오니소스를 포괄하기 위해 ‘그러함의 이치’라는 장자적 사유를 대칭한다. “천지간의 공간을 충분히 열어/ 그 자리에/ 그러함의 이치가 불어와 들어서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함의 이치란 명백히 무위자연과 상통한다. 그대로 두고, 사물의 형상에 따라 흐르게 하며 아무런 인위도 포개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지상에 속박되지 않고, 중력에 함몰되지 않은, 한없이 가벼운 ‘춤’. 그러므로 “시詩는/ 뜨거운 얼음과 차가운 불이 빚어낸/ 자유”이며 “허무는 사상으로 단련된/ 문장이 지닌/ 바람을 허허벌판에 거침없이 부리고/ 다시 세우는 미학”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의 시 쓰기는 이 ‘조련된 문장’을 타고 “망망 우주를 타고 넘는 것”과 같다. 오로지 내적 의지로 자기를 다스리려는 ‘깨어 있는 삶’에 대한 지향임이 확연하다.

/박성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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