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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색·분할·몽환… 한국화의 과감한 유혹

‘산수·풍경 그 경계에서 노닐다’(수원 해움미술관)
성태훈·진리바·한유진 작가 참여
한국화 재해석 현대적 방식 제작

동양적 느낌의 한계를 뛰어 넘어
기본적 추구하는 이상과 꿈은 간직
관람객에게 또다른 즐거움 선사

 

 

 

한국화 하면 쉽게 떠올려지는 그림이 있다.

먹으로 그린 자연의 모습으로 동양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는 그림이 그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한국화는 그것에만 갇혀있지 않고, 색다른 발상과 다양한 기법으로 존재하고 있다.

수원 해움미술관은 오는 30일까지 개최하는 ‘산수·풍경 그 경계에서 노닐다’전을 통해 그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성태훈, 진리바, 한유진 총 3명의 작가가 참여해 우리나라의 산수를 소재로 현대적인 재해석 방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각자만의 기법으로 작업한 한국화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개성이 뚜렷한 세 가지 색채의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나 친근하게 그려진 그림이다.

진리바 작가의 작품들이 그것인데, 진 작가는 ‘산수’라는 그 자체가 지닌 높은 정신적 가치는 현재에도 흔들이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고결한 장소이자 세속을 벗어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진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과거 선비들이 꿈꾸었던 이상적인 삶의 공간이 오늘날에도 이상적인 장소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어 성태훈 작가의 작품들은 친근하면서도 다소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의 작품 ‘날아라 닭’은 닭이 횡량한 들녘을 날아다니며 마른 고목과 풀들이 존재하는 풍경을 가로지로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는 성 작가가 마른 들녘을 날아다니는 닭을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비상하라는 조언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작품의 의미만큼 눈길을 끄는 것은 옻칠이라는 그의 작업방식이다.

이는 옻칠이라는 방식을 회화로 끌고 온 셈인데, 일본의 옻칠과 다르게 자개, 달걀껍질 등의 사용을 자제하고 약간의 금분과 은분만을 사용해 관람객들에게 신선함을 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유진 작가의 작품들은 가장 독특한 동시에 몽환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자연과 관련된 문양들을 화면에 가득 그리고 채색한 뒤, 연한 호분으로 덮고 그 위에 모란꽃의 형상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이 꽃은 구체적인 형상이 있는 것이 아니고, 꽃의 외곽선만을 그린 형태이다.

자세히 살펴봐야만 자연물 안에 꽃의 형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데, 한 작가에게 ‘산수’란 현실을 잊고 꿈을 꿀 수 있는 장소를 관념적 풍경으로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한국화 안에 수묵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법이 공존한다는 것을 인지한 채,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면 더욱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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