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 얼굴

 

 

 

얼굴이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이나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 사이에도 얼굴 고치기 열풍이다.

내가 고용인이라도 인상이 좋은 자를 고르겠다. 그건 동서고금을 물론 하고 다 그러했다. 그러니 얼굴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실로 얼굴은 사람마다 다르다. 좋은 인상 나쁜 인상이 분명히 존재한다.

본래 얼굴은 유전적인 흐름을 타고 난다. 그러나 사람은 살다가 보면 인상이 달라진다. 남자 나이 40이면 그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링컨의 말이 빈말이 아니다.

얼굴엔 속일 수 없는 그 사람의 인생 이력이 드러나 있다.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척 보면 이 사람의 인품과 인격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사기꾼은 아무리 치장을 잘해도 사기꾼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야비한 사람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그 얼굴에 야비함이 드러나 있다.

인격자는 스스로 겸손해도 얼굴에 인격의 향이 풍긴다.

비록 그 얼굴이 준수해도 음흉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나이를 먹어도 좋은 인상이 아니다. 음모 술수에 능하면 그 얼굴이 험악스럽다.

호감을 받으려면 그 얼굴이 밝아야 한다. 얼굴에 화색이 돌아야 함은 물론이요,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는 온화함이 담겨 있다.

그렇다. 좋은 얼굴은 건강한 얼굴이다. 절색 미인도 병이 들면 얼굴이 고약 해지고 시들어 보인다. 더구나 노년에 병이 든 얼굴은 그 얼굴이 어둡고 푸석하다. 속일 수가 없다.

그러니 좋은 얼굴을 가지려면 우선 건강해야 한다. 소식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자. 술 담배를 멀리하고 호색도 절제해야 한다. 중용의 미덕이 그 생활을 지배해야 건강하고 좋은 얼굴을 지닐 수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마음이 곧아야 얼굴도 반듯해진다는 소리다.

욕망·욕심에 들끓고 남을 시기하고 밟고 일어서려는 끝없는 충동에 사로잡힌 인간은 그 얼굴이 늘 불만에 차 있다. 늘 제압하려 하니 경계심도 야멸치다. 그러니 그 얼굴이 좋을 리가 없다. 위엄은 있을지 몰라도 자비롭고 여유로운 얼굴이 못 된다.

그러나 인간의 삶을 넓게 보면 거머잡기만 하면 그만큼 잃는 것도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소탐대실이란 말이 있다.

이익에만 집착하면 그는 결국 가난해지거나 남으로부터 소외된 삶을 살게 된다. 이만큼 얻었으면 조금이라도 남에게 베풀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 욕심은 끝이 없다. 그러니 그 욕심만 따라가다 보면 욕심에 묻혀 죽게 마련이다. 그러니 너무 움켜잡으려고만 하지 말고 남을 위해 베풀 줄 알라.

사람은 베푼 만큼 얻는다. 자선은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선행이다.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거나 가진 것이 많으면 소인은 들뜬다. 까분다. 내려다본다. 따지고 보면 오십보백보이다.

인생에 저만 앞서가는 것 같아 그저 우쭐해져서 남 앞에서 거만해진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자중이라는 말을 가장 큰마음의 미덕으로 삼고 살았다.

군자는 말이 없고 신중한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소인배는 자신을 내세우고 교만하고 방자하다. 아울러 소인배는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그 뿌리가 어디에서 뻗어 무엇을 하고 사는지 알지 못한다.

남을 다스리는 일은 쉬우나 제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교만해진 마음을 다잡기는 더더욱 어려운 법이다.

조금 양보하고 좀 더 상대방을 배려하면 그대의 첫인상도 좋아진다. 그래, 그렇다. 얼굴이 곧 경쟁력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