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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왕생하길…”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 넋 기리다

용주사 합동위령재 봉행

성법스님 “희생자 가족들 위로”

“딸 시신 없앤 경찰 처벌해달라”
실종 초등생 아버지 오열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
“수사 과오까지 진실 밝혀낼 것”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효찰대본산 화성시 용주사 경내 관음전에서 지난 23일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의 넋을 기리는 합동위령재(慰靈齋, 위령제의 불교식 표현)를 봉행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 이춘재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초등학생 피해자의 유족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성법스님은 “33년간 묻혀 있던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 상황에서 그 동안 고통받아온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제를 마련했다”며 “억울하게 희생된 고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건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추도사에서 “안전을 지키는 것이 경찰의 존재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많은 희생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와 함께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사건의 진실을 정확히 알려드리는 것이 경찰의 책무인 만큼, 수사본부에서 모든 사건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수사 과정에 과오가 있었다면 그 역시 사실대로 숨김없이 밝히고 다시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배 청장의 추도사가 끝나자 화성 실종 초등생의 아버지가 당시 수사 관계자를 처벌해달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는 “30년 동안 (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경찰들이 은폐해서 시신까지 다 없애버렸다”며 “(은폐한) 경찰은 누가 잡아야 하나. 왜 못 잡고, 왜 처벌 못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시신도 못 찾았다. (그 경찰이 시신을) 어디 감춰서 숨겨놨는지. 경찰이 두 번 죽이는 것이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배 청장은 “명확하게 밝혀내 아버님께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위령재는 영혼들을 모셔오는 ‘시련의식’을 시작으로 대접하며 기다리는 ‘대령의식’, 깨끗하게 목욕시키는 ‘관욕의식’ 순으로 진행됐고, 추도사에 이어 살풀이, 영혼을 극락왕생시키기 위해 천도재를 올릴 때 법식을 베풀고 경전을 읽어주는 ‘시식의식’, 초청된 영혼을 돌려보내는 ‘봉송의식’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화성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에서 어린 초등학생부터 70대 할머니까지 11명의 여성이 무참히 희생된 사건이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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