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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녹지… 작은 연결이 현대도시 문제를 해결한다

고립·불평등 넘어선 연결망의 힘 다뤄
오프라인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사회학적·철학적·건축학적 전망 제시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의 92%가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이 인구 1천만 명을 넘긴 것이 지난 1988년의 일이다.

오로지 성장이 정답이었던 당시 도시 계획의 결과는 치솟는 임대료에 작은 가게들이 사라지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집단이 어울릴 만한 장소도 없으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체라 할 만한 것도 마땅치 않다. 지금 우리는 개인의 고립과 집단의 분열, 계층의 양극화로 상징되는 현대 도시를 살고 있다.

로버트 퍼트넘이 ‘나 홀로 볼링’에서 지적했던 지난 1990년대의 문제점들을 이제 우리가 고스란히 겪고 있는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도시에 대한 올바른 비전과 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게 해준다.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현재 미국에서 학계와 출판계, 미디어의 주목과 찬사를 받고 있는 학자다.

그는 특정 재난 상황이 아닌 평상시에 지역적 자원이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문제의식을 확장해 불평등과 고립, 분열과 양극화와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의 관계에 대한 연구 성과를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 담아냈다.

현대 도시는 경제, 문화, 개발과 보존, 환경과 재난, 인구, 교통, 치안 등 여러 요인의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모든 변수가 어떻게 얽혀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는지 고려하지 않고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보기가 어렵다.

그러던 중 저자는 우연한 기회로 브루클린의 어느 도서관을 방문해,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말한 ‘제3의 장소’와 에밀 뒤르켐이 말한 ‘집합적 열광’의 개념이 교차한 희망의 순간을 목도한다.

‘사회는 건물처럼 설계될 수 있다’고 믿게 된 그는 앞으로 민주사회가 이처럼 작은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공동의 장소나 필수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공간들을 기반으로 건설될 것이라 말한다. 나아가 가상의 온라인 공간이 아닌 실재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학적·철학적·건축학적 전망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버려진 건물들의 관리 여부와 주변 폭력 사건 증감과의 관계, 카페나 녹지의 수가 범죄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 소규모 학습 공동체 형성으로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학생 범죄를 감소시킨 사례 등 독자의 이해를 도울 전 세계의 사례들을 중심으로 담론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도시의 가치와 미래를 조명하고, 나와 다른 이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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