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자연의 소리 생생하게 전달

시각장애인 위한 소리 공연극
道문화의전당서 프레스콜 개최
폴리아티스트들 음향효과 탁월
작품 절정 ‘별들이야기’ 부분은
소리로 표현하기엔 역부족

 

 

 

라이브 사운드 드라마 ‘알퐁스 도데의 별’

“다른 곳에선 듣지 못했던 효과음을 풍부하게 들을 수 있었기에, 보이진 않지만 볼 수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한 시간 가량 눈을 감은 채 오로지 청각으로만 공연을 관람한 한 시각장애인은 이렇게 후기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공연은 쉽게 놓칠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소리 하나하나에 집중해 누군가에겐 전부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달 29일 소극장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라이브 사운드 드라마 ‘알퐁스 도데의 별’ 공연에 앞서 프레스 콜을 개최했다.

알퐁스 도데의 작품 ‘별’을 각색한 공연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아름다운 산 뤼브롱에서 작가를 꿈꾸고 있는 목동 알퐁스가 주인집 아가씨인 스테파네트를 향해 보이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연은 단편소설인 기존의 작품처럼 단조롭게 극을 전개하지 않고, 목양견 라브리와 산속의 수행자 등 간략하게 언급되는 인물들에게 대사를 부여하거나 알퐁스의 상세한 독백 등으로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깊은 산속 목장에서 고독한 일상을 보내는 알퐁스와 그의 유일한 친구인 목양견 라브리가 나누는 대화, 알퐁스의 스테파네트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들려주기 위한 기도하는 장면들이 그 경우들이다.

 

 

 

 

특히 공연 내내 들을 수 있었던 자연의 소리와 배경 음악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 현장에 있는 듯 하는 느낌을 충분히 전달했다.

이는 두 명의 폴리아티스트들이 개울물과 빗소리, 나뭇잎과 풀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 풀벌레와 모닥불의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극대화한 부분으로, 청각적으로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섬세하게 표현해 낸 것이었다.

공연의 절정은 모닥불 앞에서 알퐁스가 스테파네트에게 ‘별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장면이었다.

해당 부분에서 무대는 어두운 분위기와 함께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별들을 배경으로 나란히 앉아 있는 알퐁스와 스테파네트의 모습을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그 감동은 시각적으로 돋보였을 뿐 눈을 감고선 제대로 느낄 수가 없어 아쉬웠다.

화려한 장면이었지만 인물들의 대사 외에는 가장 고요했던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공연은 전체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기에 따뜻했다. 다만 시혜적인 차원을 넘어 온전히 그들만을 위한 공연이 무엇일지는 과제로 남겨졌지만 말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