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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잠적 인천대 베트남 연수생들…유흥업소 알바까지

인천대 한국어학당에 다니던 베트남 연수생 100여명이 무더기로 잠적한 가운데 대학측이 어학연수생 유치에만 신경을 쓰고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인천대에 따르면 올해 이 대학 한국어학당에 다니던 베트남 연수생 1천900여명 중 164명이 15일 이상 장기 결석하며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인천대 한국어학당에 등록한 베트남 어학연수생은 2017년 43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51명, 올해 1천900여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연수생 불법체류율이 2%를 밑돌았던 인천대 한국어학당에서 집단 잠적 사태가 벌어지자 학내에서는 무리하게 연수생을 받은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대 A 교수는 "이른바 '돈이 되는' 사업이다 보니 학교가 관리 능력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없이 연수생 수를 갑자기 늘린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사태는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인천대 한국어학당은 계절별로 3개월마다 수강생을 모집해 1년에 4학기를 운영하고 있다.

한 학기 수강료는 120만원으로 외국인 연수생 1명당 연간 학비가 480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적지 않은 학비를 받은 교육과정이지만 학기당 2천명이 넘는 어학연수생의 전반적인 생활과 출결 관리를 단 2명의 대학본부 직원이 담당하는 등 관리는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현지에서 어학연수생들을 모아 한국의 대학으로 보내는 협력업체가 연수생들이 대학 근처에 살 집까지 알선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베트남 어학 연수생 대부분은 학교 밖 원룸이나 다세대주택에서 여럿이 합숙하고 있어 불법 취업이나 이탈에 대한 유혹에도 더 쉽게 노출되는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한 베트남 어학 연수생이 수업을 마친 뒤 유흥주점에서 일하다 적발돼 강제 귀국 조치되기도 했다.

인천대 안팎에서는 이번에 잠적한 연수생들도 어학연수를 빙자해 한국 비자를 받아 입국한 뒤 돈을 벌기 위해 불법체류 신분을 무릅쓰고 수도권 공사 현장으로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한다.

교육부는 이런 상황을 우려해 올해 4월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최근 베트남 어학연수생의 불법체류 비중이 70%를 웃돌고 있다"며 관리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인천대 한국어학당 관계자는 "164명의 연수생이 무단결석한 사실을 파악한 뒤 곧바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에 신고했다"며 "현재 잠적한 연수생들의 가족·친구들을 통해 행방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국내 대학에 어학연수를 오는 유학생들도 학위 과정 유학생만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어학연수 과정의 학급당 연수생 수, 한국어 교원 자격증 보유 비율, 사업계획 및 조직·예산, 어학연수생 의료보험 가입률 등의 지표를 평가할 계획이다.

/인천=박창우기자 p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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