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이춘재 8차 사건’ 진실 꼭 밝혀라

경찰이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을 담당한 검사와 형사를 직권남용 체포·감금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독직폭행, 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정식 입건했다. 아울러 ‘화성 초등생 실종’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형사계장과 경찰관도 사체은닉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8차사건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검찰과 경찰 관계자 8명이 형사 입건된 것이다. 이들은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 공소시효가 소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죄 없이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청춘기의 20여년이란 세월을 감옥에서 살아야 했던 윤모씨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지게 돼 다행이다.

윤씨는 1988년 당시 13세의 박모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검거됐다. 윤씨는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경찰의 강압 수사로 인한 허위 자백이었다며 상소했다. 그러나 2심과 3심은 그의 억울함을 들어주지 않아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그런데 윤씨의 억울함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춘재에 의해 풀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춘재는 8차사건의 범인이 자신이라고 자백했고 이 사건으로 옥고를 겪은 윤씨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춘재는 경찰에 8차사건 재심의 법정 증인으로 나설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이에 윤씨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춘재에게 고맙다면서 만약 자백 안했으면 이 사건도 묻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착한 사람이다. 누명을 쓰고 장기간 옥살이를 했지만 이춘재가 범인이라고 자백하자 원망 대신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윤씨는 이춘재의 자백 이후 영화 ‘재심’의 실제 주인공이자 ‘재심 전문 변호사’로도 잘 알려진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수원지법에 정식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박변호사 등은 윤 씨의 무죄를 굳게 믿고 있고 국민 대다수도 그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지난 12일 수원지검 형사6부는 윤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데에 결정적 증거로 사용된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가 허위로 조작된 사실도 확인했다. 당시 윤씨를 범인으로 특정해 검거하면서 체모의 중금속성분 분석결과를 핵심 증거로 내세웠는데 이것이 조작됐다는 것이다. 윤씨가 재판에서 이기더라도 흉악범 취급을 받으며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20년의 세월을 되돌릴 수 없고 사건 담당 검사와 형사도 처벌할 수 없지만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이런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