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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감사의 편지

 

 

 

기해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 동안 물질적으로는 부족했을지라도 마음만은 넉넉한 한해였기를 소망해 본다. 어쩌면 오늘 하루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이기에 늘 감사하며 내면의 삶을 살찌우는 ‘지금, 여기의 삶’을 살아야 행복한 삶을 사는 게 아닐까 싶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감사해야할 분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거나 문자라도 남기면 좋겠다. 사과할게 있다면 사과의 편지도 좋고, 격려메시지나 감사의 편지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길 권한다. 학폭문제도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서로 용서와 화해로 학생들이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주는 것이 성숙한 어른들의 몫일 것이다.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서로의 존재에 감사할 때 삶은 더욱 빛날 수 있다. 감사하는 마음은 신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고리이며, 타인에게 도움을 받고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이다. 감사하는 태도의 힘은 행복한 삶을 위한 근간이기에 감사할 거리를 많이 가진 사람이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지난 15일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발표했다. 공명지조란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목숨을 함께 하는 새’를 의미한다. 서로가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뜻이다. 매년 말 발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학계가 대한민국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사자성어로 대한민국 사회에 보내는 성찰의 메시지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중요한 화두가 됐다. 아무튼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하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내년에는 긍정적인 사자성어를 기대해 본다.

살아오면서 누구나 존경하는 스승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고1때 가정형편이 어려운 것을 아시고, 통학용 자전거와 거처까지 마련해주시고, 장학금도 주신 담임 선생님을 잊을 수 없다. 또, 대학원 시절에 교육자의 자세를 깨우쳐 주신 최 교수님은 늘 바른 삶을 살도록 힘과 용기를 주시는 영원한 인생멘토이시다. 특히 학회지에 공동 투고했던 일, 산업체 견학할 때 병천 순대를 사주셨던 일 등은 지금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추운 어느 날 강의실로 갔는데 교수님께서 일찍 와 계셨다. 이유가 있으려니 생각했는데, 강의 전에 일찍 오신 이유를 말씀해 주셨다.

“날씨도 쌀쌀한데, 학생들을 추운 밖에서 떨며 기다리게 하는 것은 선생된 도리가 아니기에 따뜻한 난방을 위해 일찍 왔네.”

그 말씀을 듣고 감동했다. 하루에 두 번은 부모님께 문안전화를 하신다는 교수님은 인간적으로 존경할 만 한 분이셨다. 또, 유학시절 도움을 주셨던 분들에게 연말마다 행여 놓칠까봐 연하장이나 감사의 편지라도 보내야 한다며 일일이 명단을 보내주신다는 교수님의 선배님이야기를 듣노라면, 그 선배님의 인품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이 되어 바쁘긴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는 미담이 소개되어 행복하다. 특히 인천 한 대형마트에서 30대 아버지와 12살 아들이 먹을 것을 훔치다가 붙잡힌 사건은 안타까움과 감동을 주었다.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훔쳤다고 한다. 그러나 피해자인 마트 측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딱한 사정을 듣고 따뜻한 국밥을 사비로 대접했다고 한다. 또, 한 시민은 힘내라며 20만원을 후원했다는 일화가 알려져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공명지조’처럼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 다툼은 존재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는 존경할한 분들이 많이 있으니 세상은 따뜻하고 살만하다.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그간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의 편지라도 전하는 행복한 시간을 함께 공유하길 바란다. 또, 희망찬 새해에도 모든 소원 성취하는 희망의 새해 맞으시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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