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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

/박원희

버스를 탔는데
앞에 두 사람이 수화(手話)를 한다
유창한 말의 몸짓

버스는 달리고
버스는 시끄럽고
소통할 수 없는 언어들로 가득한 혼돈의 세상 속
침묵으로 일관된 몸짓

말 잘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저 몸짓으로 세상의 말을 짓는
침묵의 언어

이미 세상에 없어진 말들을 불러 모아
몸짓으로 남아야 할 것들을 써야지
온몸으로 써야지 하는

저 소리들

- 박원희 시집 ‘몸짓’

 

 

 

 

소통이 화두가 된 지 오래되었다. 인간이 인간의 입장에서만 볼 때,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는 소통일 것이다.

그러나 소통을 위해 떠들어대는 이런 저런 시끄러운 소리들이 오히려 불통을 부채질하는 것도 같다. 지금은 막말이든 품위가 있는 말이든, 말 잘하는 것이 때로는 장애가 되는 줄도 모르는 사람들만이 어깨에 힘을 주는 세상. 침묵의 언어는 무시될 대로 무시되는 세상.

가벼운 입술로만이 아닌,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온몸으로’ 진정을 다해 말할 줄 아는 이는 누구인가. ‘아니면 말고’만이 아니라, 진심을 다해 ‘온몸으로’ 글을 쓸 줄 아는 이는 누구인가./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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