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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산성’ 통해 하남의 역사·문화 정체성 확립 박차”

 

 

 

백제시대 유산에 주목하고 있는 하남시

“하남시는 유구한 문화역사 중 백제의 아주 특별하고 신비스러움을 품고 있는 ‘이성산성’을 통해 시민들이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역사와 레저문화로 ‘즐거운 하남’이 되도록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남시가 자고 나면 달라질 정도로 빠른 성장과 변화를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시는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고, 지역의 균형발전 및 자족기능 확보를 통해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정체성을 확보함으로써 삶과 꿈을 키우는 ‘희망찬 하남’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신도시와 원도심의 균형발전을 위해 문화적 도시재생으로 도시의 매력을 높이고, 특색있는 발전과 백제문화 교류시스템으로 시민 커뮤니티 확장과 하남의 정체성 확립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김상호 하남시장으로부터 최근 하남시가 주목하고 있는 백제시대 유산은 어떤 것이 있고, 그것에 따른 정책 구상은 무엇인지를 들어봤다.

온조대왕이 마셨다는 ‘어용샘’ 등
백제와 유서 깊은 역사·문화도시
지난해 ‘횡혈식 석실분’ 51기 발견된
감일지구에 백제역사공원·박물관 조성

백제 요충지 ‘이성산성’ 13차례 발굴조사
올해 서문지 구간 추가 조사 실시 예정
정약용이 백제의 하남위례성으로 본
춘궁동 일원 교산지구 문화재 발굴 착수

지역 균형발전·자족기능 확보 통해
도시정체성 확립… ‘희망찬 하남’ 건설


감일지구 백제역사공원과 박물관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남시는 ‘지붕이 없는 박물관’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미사리 선사유적지부터 조선시대 향교까지 수많은 유적지가 있는 역사·문화도시다. 그렇기때문에 백제와 유서 깊은 인연에 주목하며 새로운 역사문화콘텐츠 발굴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특히 하남은 온조대왕이 마셨다는 ‘어용샘’이 선법사에 위치해 있고, 4세기 중엽에서 5세기 초반에 이르는 ‘횡혈식 석실분’인 백제시대 무덤이 지난해 4월 무려 51개나 감일지구에서 발견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총 170여 기가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이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사박물관이 건립되고 대표적인 유적지인 유구 미사 선사유적지, 광주향교, 삼국시대 이성산성, 감일지구의 횡혈식 석실분까지 연계되면 하남시의 역사 유적 벨트가 완성될 전망이다.

이 중 백제의 요충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성산성’은 백제도시인 충청남도가 35년간 자매도시로 교류하고 있는 일본의 구마모토현 기쿠치성과 유사해 일본의 학자들로부터 기쿠치성의 원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하남시는 감일지구에서 백제시대로 추정되는 횡혈식 석실묘 51기와 석실분 15기, 청자계수호, 청자호수호 등 주요 유물들이 발견되자 그 일대를 문화재 보존지역으로 지정, 한성백제 역사유적공원과 박물관 조성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고 ‘하남감일 역사유적공원 기본계획 연구용역’이 완료되면서 역사유적공원과 박물관의 디자인·시설물·경관계획 등 기본계획의 방향이 구체화됐다. 기본계획에 따라 유적보호구역 면적은 2만666㎡, 박물관 연면적은 2천516.2㎡으로 조성되며, 유적공원에는 현지 보존된 유구가 전시되고 박물관에는 이전 보존된 유구와 출토 유물이 함께 전시된다.

역사공원 조성과 박물관 건립에 필요한 사업비 214억원은 전액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부담하고, 하남시는 완공이후 기부채납을 통해 운영관리하게 된다.



이성산성 14차 발굴조사의 현재 진행상황은.

하남시는 지난 2016년 ‘하남 이성산성 13차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이성산성 서문지 구간에 대해 올해 추가 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남 이성산성은 2000년 9월16일 사적 제422호로 지정된 하남시의 주요 문화재로, 1986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실시됐다. 그 중 2016년에 진행한 13차 발굴조사에서는 서문으로 추정되는 문지와 배수로 등 내부시설, 문지외곽의 등성시설 및 성벽 건축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개최된 자문회의에서 향후 정비와 활용을 위해서는 문지 내부 계곡부 쪽으로 조사 범위를 확장하여 집수시설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그래서 이번 14차 발굴조사에서는 자문회의 의견을 반영해 최초 축성시의 1차 측벽 및 성 북편으로 이어지는 배수로, 입수구, 집수시설 등의 존재 유무 확인, 성벽 주변 추가 유구 존재 유무 파악, 북벽으로 연결되는 치성에 대한 기초조사 자료 확보를 주목적으로 진행된다.

올해 조사에서는 현장 상황 및 조사 일정에 따라 ‘문화재 발굴 현장 공개의 날’을 개최하여 조사 과정과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해 문화재 발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하남의 대표 문화재인 ‘이성산성’을 홍보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역사·문화 정체성 확립을 통한 40만 자족시대 완성은.

기록에 따르면 정약용(1762년~1836년 대학자)은 백제의 하남위례성을 춘궁동 일대로 봤으며, 홍경모(1774년~1851년 문신, 학자)는 남한지(南漢誌)에서 이성산성을 온조의 고성으로 지목하고 왕궁은 광주의 고읍인 궁촌에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춘궁동 일원은 ‘궁안(궁터)’ 또는 ‘궁말’로 불리고 있고, 왕궁의 곡식 등을 저장하던 상사창동·하사창동을 법정동 지명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왕궁 주위로 관청이 즐비한 골목을 뜻하는 한자 ‘항(巷)’자가 들어간 ‘항동’ 역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또 지금까지 남아 있는 많은 산성들 중에서도 하남시에 있는 ‘이성산성’(사적 제422호)은 지리적 위치나 성의 축조방식의 정교함을 볼 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성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아울러 한강 물길을 통해 여객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것이 용이하고 중부내륙지방으로 가는 주요 육상교통로를 통제하면 배후에 남한산성이 있어 방어하기 좋은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춘궁동 일대는 동쪽에 남한산성과 검단산이 있고 서쪽에 이성산성, 남·북쪽에 한강과 비옥한 평야 등이 펼쳐져 있다.

특히 이성산성은 209.8m에 S자 모양의 포곡형(包谷形) 산성으로, 성돌은 대부분 화강편마암이고, 높이는 4~5m, 전체 둘레는 1천925m, 내부면적은 15만5천25㎡(약 4만7천여 평)에 달해 삼국시대 산성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

현재 이성산성 성내에는 평면적이 80평 정도의 대형 장방형 건물 4개소를 포함해 20여 개(8각, 9각, 12각 건물지)에 달하는 대규모 건물지가 남아 있다.

이 중 동서로 대칭을 이루는 9각 건물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단(天壇)이고, 8각 건물은 토지 신에 제사를 지내는 사직단(社稷壇)인데, 초기 백제시대의 왕과 유서 깊은 대표적인 유적지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장방형 건물위주에 8각, 9각, 12각 등 다각형 건물들이 구축되면서 이성산성의 기능도 전략적인 군사 요충지의 기능보다 행정적·문화적인 기능이 강화되어 있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초기백제는 하남시 일원과 지금의 서울을 중심으로 온조왕 때부터 수도로 삼았고 개로왕 때 고구려 장수왕에게 정복된 후 한 때 남평양으로도 불렸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에는 신문왕 때 9주5소경의 하나인 한산주(漢山州)로 불리기도 했다.

그렇기에 하남 춘궁동 일원의 교산지구는 택지개발에 앞서 문화재 발굴에 착수하게 된다. 이때 학계를 뒤흔들 어떤 유구와 유물이 쏟아져 나올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하남시가 기존의 발굴조사 성과를 면밀히 검토해 백제의 정체성을 밝히기 위한 계획에 전념하고 있는 만큼, 시는 단순히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을 넘어 하남의 백년대계를 위해 시민 화합을 목표로 역사·문화 정체성 확립을 위한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하남=김대정기자 kim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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