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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미래라는 희망을 위해서 지금 우리는!

 

 

 

‘과거와 현실이 싸우면 미래가 손해를 본다.’ 영국의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우리의 정치 현실과 현주소를 일깨우는듯하여 그 언어의 무게감이 진중하게 느껴진다. 남과 북을 넘어서서 동서로 갈라치고 그도 모자라서 최근에는 태극기와 촛불로 국론이 갈라서고 이를 대변하기까지 보수와 진보의 대립은 이미 그 선의 경계가 극단으로 치달은 지가 오래다. 그러나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인 대다수의 국민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선량한 모습과 침묵으로 이에 대응하고 대처한다. 이는 그들의 사고가 딱히 모자라거나 어디가 부족해서 공과(功過)에 대한 시비를 가리지 않고 입을 다무는 것이 아니다. 함께 겪은 과오(過誤)에 아파하기보다는 개인과 사회의 더 큰 이익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에 즐겁지 않은 지난 일은 어지간히 해두고 미래라는 희망을 위해서 수렁에 빠진 발을 빼고 침묵하며 소임을 충실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해묵은 과거의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본인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국민과 국가를 위한 당면현안들을 망각한다는 것은, 결국 불투명한 미래를 설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몰고 올 파고와 파장의 높이는 상상의 범주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시대의 현명한 국민은 침묵의 카드를 꺼내 들었고 그 현명한 선택을 통하여 꼬집고 경고하고 경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의 미래가치를 담지 못하는 현실정치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국민으로부터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어 왔고, 그때마다 가혹한 여론의 도마 위에서 떨어야 했으며, 권력의 울타리 밖으로 나오는 순간 엄중한 물음과 심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작금의 당면현실이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구애의 춤사위라면 그 해법은 분명하다. 이미 지나 가버린 과거에 대해 집착하거나 볼모로 삼지 말 것이며, 도달되지 않은 미래에 대해 그 어떤 장담도 하지 말고, 다만 오늘 처한 현실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헤쳐나가야 할지 그 당면과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라는 것이다. 현재는 과거를 넘어서는 미래의 패러다임이자 그 완성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총선이 있는 해다. 이미 2020년 신년의 화두는 총선으로부터 출발했고 온 나라가 용광로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 하루하루의 삶은 이미 의지할 것 하나 없는 백척간두(百尺竿頭) 위의 내딛는 걸음걸이이건만 집단이기에 몰두한 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목소리로 외친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서 가는 자신이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일꾼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이들의 허언(虛言)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 그들의 공약(公約)을 공약(公約)으로 받아들이는 유권자들은 극소수일 뿐, 오히려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다라는 등식으로 이를 외면하고 수수방관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든 국민이 다 아는 이 사실을 정치인들은 왜 모르는 척 자신들의 싸움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 초기 3대 『유리왕』 때부터 16대 『흘해왕』까지 사용되었던 ‘이사금’이라는 왕호는 유리왕과 탈해왕이 서로 왕위를 사양하다가 방법을 찾던 중 치아의 개수가 많은 사람을 왕으로 추대하자는 미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떡을 깨물어 치아의 개수가 많은 이를 왕위에 먼저 오르게 했다는 사기 속 이야기의 한 구절이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라고 하는 최대공약수를 구하고 행하는 것이 현실정치의 진정한 목적이라면 이 시대의 리더들이라고 자부하는 정치인들 또한 과거로 돌아가 ‘이사금’의 진정한 의미와 뜻을 깊이 있게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작금의 현실이 욕구불만과 갈등이 범람하며 나라의 근간이 삐걱거리는 세태이지만 그 출발은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진 가지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국가 백년지대계의 국운을 건 힘찬 출발 선상에서 스스로 자각의 메시지를 국민에게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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