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한전입찰 중국기업 참여허용 신중해야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전 사업에 중국 기업의 참여를 허락하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2월 26일 게재된 청원인데 5일 동의 인원이 30만 명에 육박했다. 청원 내용은 우리나라의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 발주 공공 전력사업에 중국 업체 입찰을 허용해서는 안 되며 국내 기업의 입찰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이다. 청원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경제가 휘청거리는 이 시국에 한 나라의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국내 기업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유례도 없는 중국 기업의 입찰을 허용시켜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의 입찰을 허용하면 안 되는 이유를 들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 정부 조달협정(GPA)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전력 케이블을 수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중국 기업이 한국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며, 중국 기업보다 기술력이 우위에 있는 우리 기업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이유는 공기업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저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업체들이 참여하게 되면 저가 수주가 만연”한다고 우려한다. 한국이 품질보다 가격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개발도상국의 수준을 이미 넘었다면서 이런 상황이 오면 국내 전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청원자는 국내 경제가 어려운 이 상황에 우리 기업에게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전은 이달 중 완도∼제주 구간 제3 초고압직류(#3HVDC) 해저케이블 건설사업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 업체들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제입찰로 진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떠돌았다. 실제로 한전은 기획재정부에 중국업체 참여 가능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한전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중국 기업 참여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으며, 급기야 “한전을 중국에 매각하려 한다”는 풍문까지 퍼졌다.

몇몇 시민단체들도 성명서를 통해 ‘전력 안보’를 위협한다며 국제 입찰 시도를 강력 규탄했다. 그러나 한전은 “계약방법은 내부 검토단계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 기재부로부터 중국 입찰참여에 대한 허락을 받았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 말을 믿고 싶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청원인의 호소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대다수라는 걸 한전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