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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성(聖)스러움이란

 

 

세상에서 시류에 부침하며 나 홀로 고고한척 하며 살 수가 없다. 세속적 가치관을 떠난 성(聖)스러움이란, 인간 최고의 경지를 말하는데, 음악(音樂)은 악성(樂聖)이고, 시(詩)는 시성(詩聖), 글(書)은 서성(書聖), 바둑에서는 기성(棋聖)을 각각의 최고의 경지라고 한다.

성(聖)자를 보면 참 뜻이 깊고도 오묘하게도 귀(耳), 입(口), 왕(王)의 3요소가 합해진 글자다. 남 얘기와 역사(歷史), 진리(眞理) 소리를 조용히 듣고 고용히 말하는, 가장 뛰어난 존재는 성인(聖人)이다.

남의 이야기를 바로 듣고 깊이 이해하려면, 많은 체험과 사색과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와 사색과 체험이 부족하면 피상적으로 듣고 느낄 뿐이다.

들을 줄 아는 귀를 지녀야 들리는 법이고 문맹은 글을 볼 수 없으며 색맹은 빛깔을 분간하지 못하 듯, 지혜가 부족하면 깊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공자(孔子)는 나이 60이 돼 비로소 이순(耳順)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남의 얘기가 귀에 거슬리지 않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든 걸 관용하는 경지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는 귀를 기울여 경청하는 것이라 한다.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나, 경청을 배우는 데는 60년이 걸린다.

‘먼저 상대의 말을 귀로 듣고 입을 열어야 군자(왕)의 도리’라는 말이 있듯이 성인은 도(道)의 최고 경지이다. 즉 붓다, 공자, 예수이다.

종교적 믿음은 신(神)을 온전히 자기화(自己化), 한 몸(同體)이 돼 내 안에서 성인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신(神)이 신(信)이 없는 믿음으로 상대방을 대상으로 남아 있으면, 그것은 우상이 되는 법이다.

인간이 지니는 성인(聖人)에 대한 종교적 믿음이며 시선(視線)이고 그러기에, 맹자(孟子)마저도 스스로 성인(聖人) 반열에 들려고 “오백년마다 새로운 성인이 태어난다”고 서술해 놓았지 않는가. 음악의 세계적 악성은 영원한 베스트 셀러인 베토벤, 모차르트, 바흐, 하이든 등을 들 수 있다.

세계적 시성(詩聖)은 인도의 타고르, 로뎅의 비서 시절 예술의 영향을 받았던 독일 출신 시성(詩聖) 라이너 마리아 릴케과 독일 출신 괴테, 그리고 이탈리아 출신 단테, 러시아 출신 푸시킨 등등이 있으며, 중국에서 최고의 시성은 두보가 있고 조조의 첫째 아들 조비가 목숨을 거두겠다며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시를 짓게한 칠보시(七步詩)를 지은 천재시인 조식이 있고, 중국의 4대 ‘경국지색(傾國之色)’ 미인 침어낙안(沈魚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 성어(成語)로 유명한 서시, 왕소군, 초선과 더불어 현종의 첩 양귀비와 바람난 이백(이태백)이 있으며, 우리나라의 시성(詩聖)은 승려 출신으로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그리고 ‘진달래꽃’으로 유명한 김소월을 시성으로 꼽는데 이는 주관적 취향에 따라 시성(詩聖)은 달라질 수 있다. 필자도 시성(詩聖)을 꿈꾸는 중이다.

서예, 그림 최고의 경지가 서성, 화성이다. 세계적 화성(畵聖)은 귀를 스스로 잘라버리고 동생 태오에게 훗날 물감 값은 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고흐와 스페인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피카소 등이 있을 것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세한도로 유명하고 호를 340여 개나 사용했던 완당, 추사 김정희를 명필 서화가를 서성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바둑의 최고의 경지는 기성이다.세계적 기성은 얼마전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겨루어 5전1승4패로 패한 이세돌을 기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성이란 신의 한수로 승리를 이끄는 명수(名手)를 말한다. 하지만 바둑을 보면 반드시 이기기만 하는 기성은 없음이다.

악성, 시성, 서성은 누구나 도전 할 수 있지만 성인은 아무나 넘 볼 수 없다. 이 성스러운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자(者, 놈)은 오직, 목숨을 걸고 피눈물을 흘려야 하는 노력이 있어야 살포시 앉을까 말까한 자리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벗들도 목숨 한번 걸어서 십자가에 못박혀 성인의 반열에 어서들 오르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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