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효과 극대화 위해 속도감 내야 한다

어제(24일) 열린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50조원 가까운 기업 지원 및 증시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우량·비우량 기업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인수에 38조원, 증시 안정에 10조7천억원을 투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애초 계획했던 27조원에서 규모를 대폭 키운 것이다. 이와 별도로 중소·중견 기업에 경영안정 자금 29조원도 수혈하기로 했다.

지난주 1차 회의에서 결정한 50조원 규모 조치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자금 질식에 숨통을 터주기 위한 것이라면 이번 대책은 중견·대기업과 자본시장의 ‘돈맥경화’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팬데믹으로 매출이 끊기면서 자금난에 빠진 기업을 살려 일자리를 지키고, 증시를 부양함으로써 국가 위기로 비화할 수 있는 시스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경제계는 환영했다. 하지만 대책의 약발을 극대화하려면 펀드 조성과 투입이 잡음없이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한다. 돈을 빼려는 투자자들에게 일시적 자금난에 빠진 정상 기업은 무너지지 않고, 증시 추락 역시 좌시하지 않는다는 정부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실 지금의 시장 상황이나 기업의 유동성 위기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현상은 서비스업을 넘어 제조업 전반으로까지 확산할 수 있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이라고 하지만 현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심상치 않다. 당장 다음 달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만 6조5천억 원이고, 연말까지는 37조원에 달한다. 또 하나의 뇌관인 기업어음(CP)도 연말까지 79조원 정도의 만기도래가 예고됐다. 때문에 잘못하면 기업의 연쇄 부도가 현실화할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한국은행이 지금보다 행동반경을 넓혀 국책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유동성 여력을 획기적으로 키워주거나 직접 구원투수로 등판해야 한다. 미 연준은 기업어음은 물론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회사채 직매입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7천500억유로(1천조 원) 규모의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으로 국채는 물론 기업어음까지 매입할 계획이다.

물론 한국은행이 기축통화국 중앙은행처럼 맘껏 돈을 찍어낼 수는 없겠지만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법적 테두리 내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서라도 한국은행이 움직이도록 추동해야 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공조해 적어도 코로나 사태 이전 문제가 없었던 투자등급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면서 6개월 정도는 버틸 수 있게 하길 바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