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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 문화칼럼]그 나이 살아봤어?

 

 

 

살면서 건강보다 우선하는 일은 없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나 역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생각지도 못한 재앙이다. 타인에 의해 감염되는 질병이기도 하지만 본인이 잘 해야 하는 전염병인 건 두말 할 나위없다.

원인 없는 질병은 없다. 나는 50세에 오십견이 왔다 바다낚시를 나가서 과로했다고 생각했지만 책상에 앉아 운동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한의원에 가보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회사 내 체육관에서 스탠드 프레스(서서 역기 들기)로 몇 달을 운동하여 풀었다. 55세에는 통풍이 왔다. 그동안 잘 먹고 잘 살았으니 잘못된 식생활을 고치라는 경고였다. 그리고 일을 핑계로 마시던 술도 줄이라는 경고였다. 이제 술은 꼭 필요할 때만 마시게 됐다.

지방대에 근무하던 60세에는 당뇨병 판정을 받았다. 유전도 있지만 불규칙한 식생활이 원인이다. 결국 본인의 과실이고 집안의 내력이 있다면 더욱 조심했어야 할 일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다가오는 병도 정해져 있는 듯하다.

우리 어머니는 아흔 살을 바라보시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건강체질이시다. 지팡이 없이 다니시는 것만 해도 축복이다. 그러나 마음과 달리 신체 기능이 떨어져 잘 듣지 못하신다. 보청기도 도움이 안 되는지 대략 내가 말하는 것을 유심히 쳐다보신다.

우리 아버님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신데 북진을 하여 평양 위의 묘향산 전투에 참전하셨다. 그런데 팔로군이 얼마나 전투를 잘하는지 금방 포위가 되었고 부상당하셨다. 그렇게 시각, 청각을 잃으셨고 폐까지 이상이 있었다. 말년에는 천식으로 고생하시며 오랜 기간 병상생활을 하셨다.

이제 내 주변의 어르신 이야기를 해본다. 그 어르신은 항상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다고 버릇처럼 말씀하신다. 팔십 세 중반에 이런저런 잔병치레일 수도 있고 건강염려증일 수도 있다. 오랜 당뇨와 함께 일단은 수면 부족인데 바로 불면증 때문이다. 자더라도 선잠을 자니 하루 종일 컨디션이 엉망이다. 그리고 수족냉증으로 항상 손발이 차다. 그래서 사우나에 가서 몸을 덥히지만 그때뿐이다. 그렇게 소소한 잔병치레를 하는 것이다.

좋다는 차(茶)며 보약을 드시지만 별 효과도 없는 듯하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루 이틀도 아니길래 “운동하시고 건강하시라!”고 말씀 드린다. 그분은 하도 들은 이야기라 “내 나이 돼봐.”라고 답하신다. 그때 곁에 계신 어르신이 거들며 하는 말이 “그 나이 살아봤어?”이다. 새삼 공감되는 말이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나이인데 그 고통을 알 리가 없다. 또 내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그만큼 건강할지도 의문이다.

부모님과 주변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켜봐오며 그리고 나 스스로 여러 잔병치레를 하면서 새삼 건강에 대해 생각해본다. 누가 건강을 자신할 건가? 건강생활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운동과 아울러 규칙적인 생활, 그리고 올바른 식생활이 중요하다. 내 인생의 모토인 “내 인생 내가 살고, 내 건강 내가 보호!!‘를 생각하며 오늘도 스스로 건강을 챙길 궁리이다. 코로나로 문 닫은 체육관에서의 운동 대신에 양재천 산책길에 나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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