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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의 생활 속 지혜] 어머니

 

 

 

 

 

어머니란 자식을 출산하고 기르는 자로, 육아를 하고 입양을 하였거나 보육원을 책임지는 여성일 경우에도 어머니로 불려진다. 그리고 우리사회에서는 배우자의 부모님도 자신의 부모님이 된다.

‘어머니’, ‘엄마’는 눈물을 동반하는 단어이다. 어려서 다치거나 아플 때 ‘엄마!’하면서 우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힘들 때면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장탄식하거나 울기도 한다. 남자들이 군대에 가면 ‘어머니’라는 세 글자만 봐도 눈물이 나며, 어머니 사진을 보거나 어머니와 처음 전화 통화를 하게 되면 대개는 눈물을 흘린다. 또한 5~60대 나이가 들어갈 무렵 어머니가 작고하시고 안 계시면 어머니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가슴이 멍멍해져오고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미국의 사회개혁가였던 헨리 워드 비처는 ‘우리가 부모가 됐을 때 비로소 부모, 특히 어머니 사랑의 고마움이 어떤 것 인지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젊은이들이야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기성세대들의 어머니들은 어떠하셨는가? 한여름 뙤약볕을 머리에 인 채 호미 쥐고 온종일 밭을 매셨고, 그 고된 일 끝에 찬 밥 한 덩어리로 부뚜막에 걸터앉아 끼니를 때우셨으며, 한겨울 꽁꽁 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하셨고, 보이그룹 god가 부른 ‘어머님께’라는 노랫말 중 ‘어머님은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처럼 더운밥, 맛난 반찬 자식들 다 먹이고 숭늉으로 허기를 달래시거나 솥 밑바닥에 보리 깔고 위에는 쌀을 얹어 자식들에게는 쌀밥 주시고 당신은 보리밥 자셨으며, 손과 발이 흙과 추위에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고, 손톱은 깎을 수 없을 정도로 닳았으며, 술 좋아하신 아버지 술주정 다 받아 주시고, 때론 기방, 노름방 출입하셔도 자식들 생각해 참고 견디시며 홀로 눈물 훔치시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계셨기에 자식들이 제 나름대로 성장해 여러 분야에서 성공하여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 링컨은 ‘내가 성공을 했다면, 오직 천사 같은 어머니 덕이다’라고 말했다. SG워너비 멤버 김진호가 부른 ‘가족사진’ 2절 가사 ‘내 젊음 어느새 기울어 갈 때쯤 그제야 보이는 당신의 날들이 가족사진 속에 미소 띤 젊은 아가씨의 꽃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 나를 꽃 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은 어머니의 자식을 위한 희생, 인류의 원초적 본향인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회한이 가득하다.

설화 하나를 인용한다. 「사랑에 눈먼 한 젊은이가 사랑을 고백한 연인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어머니의 심장을 가져오라 하자,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의 심장을 빼앗아 연인에게 달려가다가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어머니의 심장도 길가에 내동댕이치고 말았다. 그러자 어머니의 붉은 심장이 말했다. ‘얘야! 어디 다친 데는 없느냐?」

이것이 우리 어머니의 마음인 것이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우리의 어머니들은 고단한 일상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 이면 새벽에 예배당에 나가 주님께, 불자면 지극 정성으로 엎드려 절하며 부처님께, 아니면 어디서 구해 오셨는지 집안 한쪽에 둔 작은 돌 불상 앞에서, 하다못해 아침밥 짓기 전 부엌에 정화수 떠 놓고 조항신께 라도 자식 잘 되기를 비신, 그 덕분으로 우리는 이 험난한 세상에 지금까지 이렇게 무탈하게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과거 한 방송사에서 군부대를 무대로 ‘우정의 무대’라는 프로그램의 주제가 ‘그리운 어머니’의 노랫말을 인용한다. ‘엄마가 보고플 때 엄마 사진 꺼내 놓고 엄마 얼굴 보고나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 사랑하는 내 어머니, 보고도 싶고요 울고도 싶어요. 사랑하는 내 어머니!’ 가사만 봐도 어머니에 대한 생각, 그리움이 뼈 속 깊이 사무쳐 온다. 소크라테스는 ‘내 자식들이 해주기 바라는 것과 똑같이 부모에게 행하라’는 말과, 한(漢)나라 때 한영이 쓴 한시외전에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부모 생전에 효도 하지 않거나, 불효하고서 돌아가신 후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살아생전 부모 섬김과 감사하는 마음, 이것이야 말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지혜이다.

끝으로 유교의 경전중 하나인 『시경』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인용한다. 「슬프도다! 어머니는 나를 낳았기 때문에 평생 고생만 하셨다.」 가슴 저미는 글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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