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희망이 없는 세대

 

 

 

 

 

선생님이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곤충실험을 하게 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준비해온 곤충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관찰을 시작했다. 그런데 유난히 선생님의 눈을 끈 아이가 하나 있었다. 그 아이는 책상 위에 거미 한 마리를 올려놓고 큰소리로 명령을 하고 있었다.

“기어! 발발아, 기어!”

그러자 가만히 있던 거미가 기어가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아이한테 가서 물었다.

“넌 지금 거미로 뭘 하는 거니?”

그러자 아이가 선생님한테 말했다.

“얘 이름이 발발이에요. 내가 기어가라면 기고 서라면서요.”

“정말?”

“보세요. 발발아 기어!”

그러자 거미가 기어가기 시작했다.

“서!”

그러자 기어가던 거미가 멈춰 섰다. 그러던 아이가 거미의 다리 하나를 떼어냈다. 그리고는 또 소리를 질렀다.

“기어!”

거미는 기어갔다. 아이는 거미의 다리 하나를 또 떼어냈다.

“기어!”

거미는 뒤뚱거리며 기어갔다. 그러던 아이가 거미의 다리를 모두 떼어내고 소리를 질렀다.

“발발아 기어! 기어!”

그러나 다리가 뜯겨나간 거미는 기어가질 못했다. 마침내 아이가 선생님을 향해 말했다.

“관찰 다 했어요.”

“그럼 관찰 결과가 뭣이니?”

아이는 관찰 결과를 말했다.

“예. 거미는 다리를 다 떼어내면 귀머거리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요새 개인사업자들이 죽을 맛이다. 뭘 해도 되는 일이 없다. 그러나 잘 사는 자는 거꾸로 더 잘 사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富益富貧益)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높은 자들은 앉아서도 권력과 부를 누리지만 서민들은 사실 설 자리가 없다. 젊은이들을 위해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늘어나는 건 중장년층과 노년층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희망이 없다. 돈이 없어 연애도 못 한다. 연애를 못 하니 결혼할 생각조차 못 한다. 어쩌다 결혼한 부부도 아이는 낳지 않는다. 그로 인한 부담이 너무나 무겁기 때문이다. 이제 청년들은 희망과 일하는 다리를 잃어버렸다. 연애라는 또 다른 다리를 잃고, 결혼해도 자식이 없는 또 다른 다리조차 잃어가고 있다. 희망이 없는 세대, 삼포 세대라는 그들에게 잃어버린 다리를 달아줄 대책이 시급하다. 그 대책이 없으니 많은 젊은이들이 절망한다. 그것을 이기지 못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청년 자살률이 세계 1위란다. 많은 젊은이가 움츠리지도 뛰지도 못한다. 그래서 좁은 공간 안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로 금쪽같은 시간을 흘러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차츰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절망한다. 그런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존재는 아무도 없다. 저마다의 존재가치를 갖고 있다. 불확실성의 세계에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상생하는 일이다. 난세(亂世)일수록 상생과 공존이 최선의 선택이다. 어려울수록 내 이웃을 사람하고 상생하는 사람만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 험한 세상을 따뜻하게 살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이다. 당신이 있기에 내 인생이 따뜻하다고 내 이웃을 바라보라. 바로 그곳에 당신의 갈 길이 보일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