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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까지 뚫린 기묘한 수직 감옥 내려갈수록 바닥 드러낸 인간성

특권층-아래층 명확한 서열화
30일 지나면 랜덤 레벨 교체
더 강력하고 독해진 생존 영화

 

더 플랫폼

장르 : SF / 스릴러

감독 : 가더 가츠테루-우루샤

배우 : 이반 마사구에 / 조리온 에귈레오 / 안토니아 산 후안 / 에밀리오 부알레

‘더 플랫폼’은 30일마다 랜덤으로 레벨이 바뀌는 극한 생존의 수직 감옥에서 깨어난 한 남자의 시점으로 펼쳐지는 영화로 오는 13일 극장가를 찾는다.

영화 속 등장하는 미스터리한 수감시설인 일명 ‘수직 자기관리 센터’에는 각 레벨당 2명이 배정되며, 각자 원하는 개인 물품을 하나씩 소지할 수 있다.

각 레벨의 중앙에는 천장과 바닥이 뚫린 형태로 모든 층을 관통하는 일종의 거대한 식탁(플랫폼)이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며 상위층에서부터 먹고 남긴 음식만을 아래로 전달하는 일종의 릴레이 방식으로 하루 1회 공급한다.

높은 층에 있는 특권층은 아래층에 있는 이들의 처지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배를 채운다. 이로 인해 어느 층인가부턴 소스 한 방울 남지 않는 지경에 이르지만 30일이 지나면 레벨은 무작위로 재배치되며 특권층과 열등층이 순식간에 반전되기도 한다.

영화의 스페인어 원제 ‘엘 오요’(El Hoyo)는 ‘구멍’ 내지는 ‘구덩이’를 뜻으로 이 수감 시설의 모든 층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이자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암흑과도 같은 나락을 의미한다.

극 중 생사를 좌우는 레벨은 숫자를 매긴 명확한 서열화로 주제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극단적이며 미학적인 공간 연출과 사실적인 촬영은 관객들을 극 중 인물과 동일선상으로 초대해 생생한 체험감을 선사한다. 이 극한으로 내몰린 주인공에 몰입한 관객들은 90분의 러닝타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축적해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강렬한 뒷맛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특히 ‘더 플랫폼’은 무수한 레벨로 이뤄진 수직 감옥을 배경으로 레벨에 따라 인성이 어떻게 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질 수 있는지 경제적 불균형이 낳은 디스토피아를 통해 비유적으로 그린다.

코로나19로 팬데믹이 선언된 국제적인 위기를 맞은 우리의 현실이 투영되며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해 9월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으며, 평단과 관객의 극찬 속에 미드나잇 매드니스 관객상을 수상했다.

당시 영화제 현지 언론에서는 “흘러넘치는 환상적인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면서 심리적이며 감성적인 극한을 마구 흔들어 댄다”(Birth.Movies.Death),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놀라운 장면들을 연출해내며 심오한 반향을 일으켰다”(Globe and Mail)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신연경기자 shin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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