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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현재를 잘 살아내는 힘

 

 

 

‘학교가 멈추니 학교가 더 잘 보인다’는 말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간 우리가 놓친 것은 무엇인지 교육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원격수업으로 미디어기기 활용능력이 실험대에 오르면서 스트레스와 울렁증을 일으키는 교사들도 많다. 하지만, 교사들은 몇 시간의 연수만으로 원격수업을 기획·운영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원격수업의 영역이 확장되어도 교사와 학생들이 얼굴을 맞대고 눈빛을 나누는 대면수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젓이다.

수원 매산초교 교장시절, 수원정보과학축전 운영위원을 했다. 그 때 홍보대사로 위촉된 크리에이터 즉 유투버인 허팝을 초청, 본교 학생대상으로 강의를 들었다. 젊은 교사들조차 유투버에 대해 관심도 없는 상태였는데, 학생들은 유투버인 허팝에 대해 영웅처럼 열광했다. 어떻게 유명한 허팝이 오게 되었는지 학생들의 관심은 컸고, 이미 허팝처럼 활동하는 학생들도 있어 놀라웠다. 젊은 교사들마저 학생들의 관심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학부모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관심사에만 몰두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학생들이 현재에 잘 살아내는 힘을 키워주려면 그들의 관심과 흥미를 잘 알고 응원해줘야 한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을 하면서 교사들이 동영상 콘텐츠 제작, 유투브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실적인 위기 앞에서 동영상 콘텐츠제작과 활용, 학생들과의 온라인 소통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현재의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들의 흥미와 관심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학교가 멈추니 학교가 더 잘 보이게 되고,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니 학생들이 더 잘 보이게 된 것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주관으로 실시한 온라인 강의 실태조사결과, ‘만족’ 이상을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6.79%에 불과했다. 향후 미래교육의 가장 큰 변화는 온라인 교육의 확장성에 있긴 하지만, 교사와 학습자가 1:1 대면상황에서 이뤄지는 개별화 수업과 여러 학생들이 토론하며 공동의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한 협력과정이 더 중요하다. 온라인 강의는 사전학습과 보충학습의 개념으로 확장될 것이지만, 오프라인 학습공간인 마을교육공동체와 학교에서의 학습을 통해 교육과정을 심화하고 체득하는 과정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본다.

IMF 이후 국민 대다수는 사회·경제적 지위의 정체와 추락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 이로 인한 공포와 불안감이 개인들에게 깊숙이 스며들어 학교교육에 대한 기대는 사회경제적 지위상승에서 ‘추락의 위험에 대한 안전판의 확보’로 바뀌었다고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라고 명명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위험하고, 비판적으로 인식한다. 학교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위험한 사회에서 벗어나 안전한 환경 속에서 미래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

IMF이후 많은 학생들은 부모의 실직 등으로 인해 위기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학교와 지역사회는 위기의 학생들에 대한 적적한 교육조치 없이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했다.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교육격차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만들어졌다.

알렉스 비어드는 21세기의 교육의 모습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야 하고, 창의성을 기초로 발전해야하며, 학습의 윤리적 인간적 측면을 재발견해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교육에서 교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이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색하는 과정이 중요하며, 학생들이 안전하게 실패할 수 있는 곳이 세상에 한 곳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학교이어야만 한다고 했다.

고등학교 3학년부터 순차적으로 개학이 시작되었다. 코로나19 이후는 학생들이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개별 학생들에게 맞는 더 세심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절한 조치를 통해 현재를 잘 살아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소중한 학생들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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