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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장촌 여성들 아우성 바로 볼 때다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지 20일째가 된다. 경찰의 무차별 단속이 시작되면서 집창촌의 폐업이 잇따르고, 성매매는 옛날 일이 되고 말았다. 성매매를 반윤리·성노예로 규정하고 성매매 단속을 강행한 정부로서는 일단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단속 효과 뒤에는 생존권을 빼앗아갔다며 아우성 치는 매춘여성과 집창촌 업주들의 거센 저항이 일렁이고 있다.
11일 대낮 평택 역전 집창촌인 일명 ‘삼리’주차장에서 성매매특별법 규탄 집회가 있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일 인천 숭의동의 일명 ‘옐로우 하우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시위에 이은 3번 째다. 집회에는 평택·수원·인천·서울 등지의 성매매 여성 500명과 200명의 집창촌 업주가 합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 모자, 검은 리본을 단 티셔츠, X표를 부착한 흰마스크를 한 성매매 여성들은 성매매특별법 철폐와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집회가 끝난 뒤에는 평택역까지 가두행진까지 벌였다. 참으로 보기 민망스럽고, 그냥 보아 넘기기에는 일그러진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언짢다.
성매매가 양성(兩性)의 인간이 존재하게 되면서 생긴 최초의 직업이고, 동서고금을 막론한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 따라서 성매매 금지는 당연하다. 그러나 당연 뒤에 도사린 현실이 그렇지 못한데 문제가 있다. 솔직히 말해서 집창촌 단속이 있기 전까지는 이토록 매춘 여성이 많은 줄 몰랐다. 우리나라는 공창제를 인정하지 않는데다 그동안 경찰이 꾸준히 단속했고, 반반한 용모를 가진 젊은 여성들이 성을 상품으로 팔만큼 타락했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성매매에 대한 단죄만으론 해결될 사회문제가 아님을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그녀들의 생계 문제다. 손에 가진 것이 없는데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그들로서는 당장 끼니 때울 일이 걱정이라는 것이다. 한때의 오판으로 해서는 안될 짓을 했다하더라도 그녀들은 우리 이웃이고, 딸들이다. 따라서 정부는 단속에 앞서 생계대책을 세웠어야 마땅했는데 세우지 못한 것은 정부의 잘못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없었던 일로 할 수도 없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이긴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그녀들이 먹고 사는 문제만은 해결해 주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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