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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시범단 평양공연 의의와 전망

남한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 공연은 이질화의 길을 걸어온 남북 태권도의 통합 뿐만 아니라 민족 화합에 또 하나의 디딤돌을 놓았다.
태권도 종주국들인 남북은 지난 73년과 66년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이라는 독립된 국제 기구를 각각 설립하고 김운용과 최홍희라는 두 거두를 중심으로 정통성과 세력 다툼을 벌이며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그 결과 지난 30여년 동안 남북 태권도는 용어에서 부터 보호장비, 품새, 기술형태, 경기 규칙 등에서 차별화 돼 왔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남한 시범단의 성공적인 평양 공연으로 이질화를 극복하고 통합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무엇보다 기술상의 차이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남북 태권도 관계자들의 통합 의지가 뜨겁다는게 고무적이다.
북한의 조선태권도위원회 황봉영 위원장은 "북과 남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로 알게 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 사망한 최홍희 ITF 총재로부터 ITF를 맡아 달라는 유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하나의 태권도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더욱 깊어진다"며 통합의 의지를 보였다.
특히 최 위원은 최근 모나코에서 김운용 WTF총재를 만나 양대 기구의 통합에 대해 밀도 높은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져 통합의 현실성을 높이고 있다.
남한 시범단의 구천서 단장(대한태권도협회장)도 "남북 교류가 지속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교류의 지속성 여부지만 시기적으로 북한의 자유화 및 개방정책이 이어지고 있어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물꼬가 터진 남북 태권도 교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번 방북에서 2002부산아시안게임 기간에 북측 태권도 관계자들이 남한을 방문하도록 초청했고 다음달 하순 북한 시범단의 서울 공연도 예정돼 있어 남북태권도 관계자들의 만남의 장은 이어진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 기간에 남북 태권도 교류 정례화를 이끌어낸다는 생각이어서 성공만한다면 통합에 소요되는 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가 민족 고유의 스포츠라는 상징성까지 고려한다면 다른 종목 뿐만 아니라 민족 화합과 통일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체육 교류는 예술, 사회 등 다른 분야로 확대될 수 있고 비정치적인 분야에서 남북이 공통의 정서를 갖게 된다면 통일의 걸림돌을 넘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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