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검은 베일 토머스소웰 글|박슬라 옮김 살림 Biz|351쪽|1만3천원. 부동산, 소득, 산업 등 경제와 관련된 기사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스컴에 등장한다. 그리고 그 기사들 및 관련 논쟁에 동반되는 경제 자료들에서 통계 수치는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 이유는 숫자는 객관적인 ‘증거’ 혹은 ‘주장의 근거’로서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혹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객관적’ 증거라면 그것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데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통계 수치가 제시되거나, 심지어 같은 통계 수치를 앞에 두고도 정반대의 입장에 선 사람들이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또한 수많은 통계 자료들에 근거해 수립된 경제 관련 정책들이 결과적으로 ‘실패’라고 판명되는 경우도 무수히 많다. 저명한 연구기관과 연구원들의 경제학은 과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렇듯 이책은 경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사실들을 매우 쉽고 생생하게 풀어준다. 저자는 “언론과 정치가들이 퍼뜨리고 있는 잘못된 생각들은 대개가 상당히 그럴듯해 보
어머니를 돌보며 버지니아 스템 오언스 글|유자화 옮김 부키|291쪽|1만1천원. 이 책은 나이 든 딸이 파킨슨 병과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7년 동안 돌보며 기록한 글이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병원 진료 날짜와 투약 상황 등을 챙기기 위해 적기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그 ‘힘들고 처절한 시기에 어떤 의미라도 건져 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정리했다. 이 절절한 기록은 어머니를 돌보는 과정에서 겪은 후회와 아픔, 절망, 그리고 사랑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보여 준다. 또 병원 진료에서 노인 요양원 생활에 이르기까지 현실적으로 부딪친 일들도 꼼꼼하고 구체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저자에게 닥친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어머니 곁에 있던 아버지는 심장질환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고 귀가 거의 들리지 않아 어머니의 간병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육십에 가까운 저자는 직장과 집을 떠나 부모님 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간병을 하던 저자마저 녹내장 진단을 받고 점차 시력을 잃어 가는 절망을 겪는다. 처음에는 1년 반 정도 집에서 어머니를 돌보면서 열 명이 넘는 의사에게 치료를 받지만 어머니의 병세는 급속도로 악화되어 어쩔 수 없이 노인 요양원으로 옮기게 된다.
이영미술관은 신축개관을 기념해 ‘pantasmagoria’(눈의 환각,착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난다, 임지연, 권기범, 김다해, 김태은 등 12명의 젊은 작가들의 생각과 환상에 대한 이미지와 감각들을 모아 실험적이고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또 전시된 작품 모두다 설치작품으로 이번 전시의 주된 주제는 유년시절의 물건들 또는 놀이와 관련된 것으로 과거의 기억들이 작가들의 회상에 의한 예리한 기호와 상징으로 새롭게 창조한다. 이중 작가 심주현의 ‘...였던(qui etait...)’과 일본 작가 오오니시 야스아키의 장난감 모터와 털실을 이용한 'clue in the case', 권기범의 'Jumble painting 09-Gravity', 박건희의 ‘접촉을 위한 드레스’ 등 유년시절 각자의 기억속에서 가장 친근한 매체들을 통해 소리, 동세, 비가시적인 중력 등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또 작가 난다의 ‘겨울비2’, 김다해의 ‘인체패턴놀이’, 그리고 이예린의 '100개의 연필‘과 한지에 우레탄 도장으로 어린 시절 목마 등을 재현한
2004년 10월 개봉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당시 국내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으나 DVD로 발매된 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인기를 얻은 일반인과 장애인의 사랑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일본 멜로영화이다. 대학생 ‘츠네오’는 우연한 기회에 하반신 마비로 다리를 못쓰는 ‘조제’를 만나고 둘은 사랑을 하게 된다. 둘은 뜨겁게 서로를 사랑하지만 결국엔 사랑이 시들어 이별을 하게 된다.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변화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루에도 몇번이고 마음이 변하고 또한 상처를 받으면서 성숙해지기도 하는 완전치 못한 불완전성 생물들이다. 이영화는 그런 우리들의 진솔한 자화상을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츠네오’가 ‘조제’와 이별을 하게 된 이유에는 그녀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조금씩 시들어지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심경과 같이 그녀에 대한 마음의 변화가 가장 크다. 그것을 알수 있는 대목으로 둘의 마지막 장면을 꼽을 수 있다. 조제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집을 나오는 츠네오는 옛애인과 길을 걷다 갑자기 길에 주저앉아 통곡을 하며 독백을 한다. “이별은 의외로 깔끔했다. 이별의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아니 사실 단 하나다.
남자, 그들의 이야기 스티브버덜프 글|박미낭 옮김 젠북|256쪽|1만1천원. 남자다운 남자는 과연 어떠한 사람일까?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진지하게 고민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남자들에게 더욱 완벽하기를 원하고 성공지향적이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를 진정한 남자로 보는 경향이 팽배해 있다. 우리들은 드라마나 TV에 나오는 성공한 기업가나 정치인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진정한 남자의 이상향의 모델로 그들을 점찍는다. 하지만 이런 모델들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남자의 모습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이야기들은 ‘남자’가 주제다. ‘남자’는 ‘남자의 삶, 남성성, 남성의 인간성’ 등으로 해석된다. 남성에 대해 수많은 고민을 하면서도 바쁜 생활에 쫓기듯 살아가는 대개의 남성들은 이러한 의문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만큼 충분한 생각을 하지 못한다. 작가는 이런 남자들에게 다른 남성들의 삶에서 자신의 현주소를 찾아보고, 사회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남성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다. 이 책에는 작가의 이러한 바람을 뒷받침해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내 금산갤러리는 2일부터 31일까지 10명의 여성작가로 구성된 초대전 ‘My First Collection’을 연다. 이번 전시는 가족의 달인 5월을 맞아 여성작가들로만 구성된 전시를 열어 아이들의 미적 감각을 높이고 바른 정서의 확립을 위해 열린다. 작가마다 각기 다른 주제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며 회화작업에서부터 일러스트레이션, 조각, 판화 등 다양한 영역의 작품을 소개함으로 다채로운 미술영역내의 좋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된 작품 중 박아름 작가의 ‘캔버스에아크릴’은 작가의 창의적이고 기발한 정신세계가 나타난 작품이다. 작가의 일상 속에서 문득 스치는 생각들, 의미 없는 사물과 현상들을 작품에 망설임 없이 표현했다. 박아름 작가는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상상을 붙잡기 위해 늘 작은 드로잉 북을 가지고 다니며 끊임없이 기록한다”며 “이 기록이 다른 상상을 만들고 또 그 기록이 다른 상상을 만들어 점점 증식해 기발한 작품세계를 창조했다”고 말했다. ‘캔버스의 아크릴’은 이러한 작가의 특성이 고스란히
초혼여성과 재혼대상 남자 모두 봄에 이성을 찾는 횟수가 다른 계절에 비해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재혼전문회사 온리-유는 지난 1월부터 4월27일까지 회원가입 상담을 신청한 초혼대상자 2천281명과 재혼 희망자 696명 등 총 2천977명(남성 1천541명, 여성 1천436명)에 대해 ‘상담 신청자’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초혼대상자의 경우 1,2월은 남성이 전체 신청자의 57.6%였고 여성은 42.4%를 기록했다. 그러나 3월부터 4월27일까지는 여성이 54.7%를 차지했고 남성은 45.3%에 그치는 등 겨울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재혼희망자의 경우는 이와는 정반대인 결과가 나왔다. 1월과 2월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51.7%대 48.3%로 비교적 균형을 이루었으나 3월과 4월의 상담신청건수는 남성과 여성이 54.1%:45.9%로 재혼남성의 비중이 더 높았다. 이에 대해 비에나래 관계자는 “초혼 여성의 감정이 순수하고 예민하기 때문에 날씨 등 외부의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라며 “그러나 재혼 대상자의 경우는 감정보다는 경제적, 정서적 상황이 이성에 대한 그리움
두 악동의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영화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이 5월 7일 개봉해 관객들을 찾아간다.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은 TV시청, 음악 등 미디어를 금지하는 보수적인 종교인 플리머스 형제회 소속인 ‘윌’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외로움을 그림 그리기를 통해 달래며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있다 어느 날 영화 ‘람보’를 처음 보게 된 후 자신이 ‘람보’가 되어 싸우는 강렬한 판타지를 경험한다. 이때 ‘윌’의 판타지 속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허수아비 터미네이터’가 등장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터미네이터’는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미래시대의 로봇이지만,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속의 ‘허수아비 터미네이터’는 지푸라기와 양철깡통으로 만들어진 약간은 허술해 보이는 ‘터미네이터’다. 자신의 몸 안에 ‘아버지 람보’를 가둔 채 ‘윌’을 위협하는 ‘허수아비 터미네이터’에 맞서 연약하기만 하던 소년 ‘윌’은 울퉁불퉁 근육질의 ‘람보의 아들’로 변신해 아버지를 무사히 구해내는 활약을 펼친다. 이후 ‘윌’의 판타지 속 ‘허수아비 터미네이터’는 주인공들이 만드는 영화 속 영화 ‘람보의 아들’에 까지 등장하며 맹활약을 펼친다. 람보의 아들은 주연에서 촬
김형관 작가의 개인전 ‘Afterglow’(잔광, 해가 질 무렵의 약한 햇빛)가 내달 1일부터 31일까지 파주 헤이리 갤러리 소소에서 열린다. 우리가 바라보는 사물은 바라보는 각도나 빛의 양 등에 따라서 같은 사물일지라도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 중 똑같은 산을 표현한 그림이 3개가 있는데 이 중에 어떤 것도 똑같은 모습을 한 것은 없다. 하나의 산을 그렸지만 세 그림 다 보는 시각과 시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작가가 그린 산은 바로 에베레스트산이다. 작가를 비롯해 우리 모두 에베레스트를 간 적이 없다. 하지만 누군가가 에베레스트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믿고야 만다. 타인에 의해 취사선택된 그리고 왜곡되었을 대상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은 부적절한 듯 들리지만 사실 우리 모두는 그러한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물의 이미지를 다양한 각도로 유심히 살펴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이 전시의 주제대로 어두침침한 색깔로 표현돼 있어 보는 이의 눈을 피곤하게 하고 뚫어지게 쳐다봐야 할 정도다. 이러한 특색 있는 표현기법으로 인해 김형관 작가는 예전부터 검은 그림이라 불리는 작품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