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詩와 함께 하는 오늘]오늘은 방콕에서 동네 한 바퀴
오늘은 방콕에서 동네 한 바퀴 /정대구 그는 하루 한 번씩은 마을 안을 한 바퀴 돈다 아침마다 천천히 천천히 한 시간정도 그때마다 눈인사를 나누었던 녀석들 바로 집 앞에서 반기던 돌멩이 두 점 아랫마을 누런 늙은 길고양이 두 마리 건넛마을에 누렁이와 검둥이 윗마을 흰둥이와 그 새끼 세 마리 밭둑에 웅크린 검은 고양이처럼 보이던 비닐조각이며 늘 머리 위에서 깍깍대던 까치 한 마리 녀석들이 궁금하다 그는 녀석들도 그를 궁금해 할까 기다리고 있을까 빗속에서 비를 맞으며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온종일 봄비가 칭얼칭얼 오늘은 방콕에서 동네 한 바퀴 ■ 정대구 1936년 경기 출생, 『대한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 『칼이 되어』, 『흙의 노래』, 『위대한 김연복 여사』, 『바쁘다 봄비』 등이 있다. 산문집 『녹색평화』, 『구선생의 평화주의』, 연구서 『김삿갓 연구』를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