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정치는 다르다. 정책은 정치과정의 산물이지만 그 둘은 목표가 다르다. 정치가 집권과 권력을 목표로 하는데 반해 정책은 국가와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과 미래를 목표로 한다. 며칠 전 국민의힘 의원들의 기권 속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해당 소위를 통과했다. 법사위와 본회의가 남아있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이 작심하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쌀 초과생산량이 3% 이상,가격하락이 5% 이상이면 정부가 초과생산량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내용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05년 81kg에서 2021년 57kg으로 줄어들었다. 식생활문화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이 추세는 계속된다. 재배면적을 줄여야 할 판에 세금을 들여 남는 쌀을 사면 쌀 재배 유인이 증가해 쌀의 구조적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이라는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2030년의 초과생산량에 따른 정부 수매예산은 1조4천억으로 추정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있다. 경제적 양극화를 막고 동반성장을 한다는 대의명분은 맞다. 현실로 들어가면 판단은 다를 수 있다. 2022년 KDI는 이 제도가 실효성이 낮으니 점진적으로 폐지하자는 보고서를 냈다. LED 조명 업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라 대기업 참여를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너의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장범준이 부른 “멜로가 체질”의 OST 다. 나영석 PD가 “신서유기” 후속으로 새로 기획한 ”뿅뿅 지구 오락실” 이 방송되자마자 화제다. “신서유기”도 튀었지만 이번 출연자는 래퍼 이영지가 2002년생, 아이돌 그룹 바이브의 안유진이 2003년생 등 M세대의 막내 1명과 Z세대의 3명으로 구성되었다. 영지와 나PD 간에 벌어지는 티티카카는 X세대와(나영석) Z세대의 차이를 절로 느끼게 한다. 영지에게 놀림받느라 영석이 형 매우 고달프다. “지금 몇 년 차인데 그래… 옛날 사람이구나” 독일 사회학자 만하임이 말한 존재의 사유 구속성이란 개념이 있다. 인간의 사유방식은 그 사람이 놓여 있는 시공간적 구조, 경제구조 등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말이다. 세대가 다르면 각 세대별 존재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사유도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샴푸는 럭키화학이 1976년 발매한 “유니나”다. 그 이후 나온 허벌 샴푸, 창포 샴푸, 홍삼 리앤 샴푸 등 모두 자연의 향을 담기 바빴다. 그런데 웬걸? 꽃들 속에 너의 샴푸 향이 느껴진대. 베이비부머 세대와 X세대는 자연의 향을 제품에 옮겨오는데 열중하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
9월 14일 기아차 임단협이 결렬됐다. 차 구매 시 30% 할인되는 퇴직자 평생사원증 제도가 75세로 제한된다는 점에 선임 노조원의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기심은 참 끝없다. 16일에는 평균 연봉 1억 원의 금융노조가 파업했다. 임금인상과 주 4.5일 근무, 영업점 폐쇄 중단, 정년연장이 파업의 이유다. 파업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라디오 광고도 했다. 지점장의 연봉이 대략 1.5억을 상회한다. 대한민국 장관 연봉이 1.4억 선이다. 두 경우 다 국민의 보편적 정서와 사고로부터 유리되어 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노란봉투법을 9월 15일 발의했다. 이미 19,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이 다시 수정 발의됐다. 현행 노조법에는 합법적 쟁의행위로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사측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일명 노란봉투법의 주요 내용은 불법이든 폭력, 파괴 파업이든 조합과 조합 임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사측이 못한다는 말로 압축된다. 2020년 말까지 손배소 59건 중 58건이 민노총 사업장이다. 영국, 독일도 손배소가 가능하고 프랑스는 손배소금지법이 통과되었다가 헌법위원회의 위헌 판결로 무효화되었다. CJ대한통운 파업 때 92%는 일
지난 8월 26일 성남고 야구선수 공도혁군이 눈물 흘리며 심폐소생술을 하여 한 생명을 살린 기사가 실렸다. 장하고 감동이다. 평소 보지도 않던 댓글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모처럼 좋은 기사 읽게해준 공도혁군에게 감사하단 글들이 보였다. 같은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의 글을 보고 우리가 사는 공동체가 참 따듯하다고 느꼈다. 댓글의 공감력이다. 필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연에오락 프로그램을 심의할 때다. 예능 프로그램에 뭐 그리 민원이 많은지. 민원은 일정 기간 안에 조치하고 그 결과를 당사자에게 알려줘야 하는 행정규정상 쓸데없는 안건이 많이 올라온다. 안보면 그만이지 뭐가 그리 시청하기 불편하다고 민원까지 접수하는지. 사회통념상 문제없고 프로그램의 구성상 필요한데도 왜곡 해석하여 내가 시청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의제기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정치적 진영논리까지 끼어들면 더 이상의 상식적 해석과 대화는 불가능해진다. 이런 사람들을 요즘말로 프로불편러라 부른다. 신박한 신조어다. 맘에 안들면 불편하다는 프레임을 씌운다. 자신의 감정을 정당화하기위해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구시대적 발상이나 윤리적 감수성이 떨어진다 등의 비난을 한다. 이런 상황을
“이 감정은 뿌듯함입니다.” 6/29일부터 16회를 달려 8/18일 막 내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마지막 대사다. 로펌 한바다의 정규직이 된 우영우는 뿌듯하다. 우영우를 연기한 박은빈도 뿌듯하다. 완벽히 톱스타 반열에 올랐기에.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는 우영우 IP로 웹툰을 출시하였고 뮤지컬도 계약했다. 우영우 방송 전 6/23일 종가 기준 16,250 원하던 주가가 7/19일 32,800원이 되었다.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두배 되었다. 안 뿌듯하면 그게 이상하지. 투자를 결정한 스튜디오 지니의 김철연 대표와 채널 ENA의 윤용필 대표도 뿌듯하다. 올 4월 ENA리브랜딩 미디어데이 때 향후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첫 번째로 언급한 드라마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다. 이름도 생소한 채널명을 TVN에 버금가게 만든 공은 윤용필 대표와 우영 우에게 있다. 이들의 뿌듯함 대신 시청자는 따듯함을 느꼈다. 영화 말아톤에서 초원이를 보면서 응원하고 인간승리에 박수를 쳤다면 우영우에서는 따듯한 마음으로 공감하고 힐링을 느꼈다. 우영우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는지, 주변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함께 성장하는지를 보여주었
우리 과 학생들은 한 학년의 반 정도가 PD를 꿈꾼다. 기자는 1-2명 정도. 10년 전에는 기자 희망자가 PD 희망자의 1/3 은 됐었다. PD를 꿈꾸는 학생의 대부분은 예능을 희망하고 시사교양 PD는 가물에 콩 나듯 한다. 가히 예능의 시대다. 방송사 입장도 마찬가지다. 교양 다큐는 젊은 시청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드라마는 주연배우와 작가 비용 등 올라간 제작비를 회수하기가 쉽지 않은 광고 상황이다. 그에 비해 예능은 포맷이 구성되어 인지도와 호응을 얻게 되면 방송사에 안정적인 시청률과 수익을 보장하는 장르다. 제작비도 드라마보다 많이 저렴하다. 너무나 의심 없이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우리나라 방송계와 시청자 입에 예능이란 말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20년이 채 안된다. 90년대 일본에서는 우리 식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예능이라 불렀다 1998년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되었고 그 이후 들어온 신조어가 예능이다. 이 말이 생명력을 얻어 2005, 6년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하였고 방송사 직제가 바뀔 정도로 정착되었다.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 변천사를 보면 방송의 발전과정이 압축되어 보인다. 프로그램을 출연자에게 맡겨 실제상황으로 구성하는 리얼버라이어티가 등장하였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들에게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 2030년에는 전체 상장사로 확대된다. ESG란 재무적 지표를 넘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경영의 주요 지표로 실현하고자 하는 미래지향적 경영방식이다. E는 청정기술, 탄소제로, 스마트성장 등을 S는 고용 다양화, 공정거래, 상생협력 등을 G는 주주가치 제고, 공정 공시, 회계 투명성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미 선진기업들은 기업의 경영에 ESG요소를 중요 지표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2007년부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0년 환경보고서에서 50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그린에너지를 자체 확보, 탄소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2020년부터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탄소배출이 없는 기업을 만들기 위한 실현방안을 제시했다. 기업이 자신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매출, 영업이익 등의 재무적 관점을 넘어서 환경보호와 탄소제로, 동반성장, 투명한 의사결정 등 비재무적 요소를 경영의 주요 영역으로 고민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자연환경이 재앙 수준으로 치닫고, MZ 세대를
정치는 언어의 예술이다. 언어는 사유의 결과물이기에 언어가 빈곤한 사람은 사유가 부족하다. 요즘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이 화제다. 소통을 위한 적극적 자세가 신선하고 좋아 보인다. 지난 정부의 대국민소통은 답답했는데 이번 정부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좋은 의도만큼 탈도 많다. 정치인 모두를 지도자라 부르진 않는다. 내 기준으론 당 대표급이거나 대선 후보급 정도는 돼야 정치지도자라 부른다. 대통령은 최고의 정치지도자다. 2017년 문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 주요 사안을 국민에게 직접 브리핑하는 대통령을 약속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오는 시간이 갈수록 쌓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는 더 심했다. 방미 중 성추행 당사자인 윤창중 대변인의 경질을 알리면서 홍보수석은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한다”라고 발표했다. 사과해야 할 사람이 사과받는 신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정치인의 말에 멋과 여운과 품격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정치지도자에게 언어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도 그랬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다. 오바마는 임기중 연평균 20회의 기자회견을
겉절이는 비교적 간단한 반찬이다. 신선한 배추와 갖은양념을 잘 버무리면 된다.. 알쓸신잡은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이라는 고급스런 재료를 나영석 특유의 판깔기와 편집으로 잘 버무린 겉절이다. 혹자는 이들 출연자를 보고 방송에 등장해 인문학 르네상스를 펼치는 어벤저스 군단이라 한다 알쓸신잡, 알아도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의 줄임말이다. 파격적 브랜드 네이밍이다. 이런 황당한 줄임말이 귀에 쏙 들어오고 눈이 떨어지질 않았다. 시즌1-2가 시청률 6-7%, 시즌3가 4-5% 정도면 비지상파 채널에서 그것도 비예능인 중년 남자 출연자들만으로 이룬 대성공이다. 나에게 알쓸신잡은 알아두면 (잘난 체하는데) 쓸모 있는 신나는 잡학사전이다. 내 잘난 체에 짜증 내거나 관심 없는 것은 듣는 사람 사정이고 난 잘난 체하면서 신나면 그만이다. 돈 때문에 떨어지는 자존감 그렇게라도 살려봐야지. 나영석 프로그램이 대부분 그러하듯 프로그램의 포맷은 단순하다. 가고 싶은 곳 돌아보고 함께 맛있는 밥 한 끼 먹고 그냥 떠드는 수다이다. 굳이 멋진 표현으로 하자면 여행 예능+함께하는 먹방+인문학적 수다 정도라 할까. 여행과 함께하는 밥상은 1박 2일부터 일관된 나영석
우리네 인식에 붉은색은 보통 위험, 정열, 공산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살면서 자연스럽게 체화된 인식이다. 초등학교 운동회엔 항상 만국기가 줄에 매달린다. 왜 그런지 한 번이라도 생각한 교장이 있을까? 내가 보기엔 습관적 의식이다. 어릴 때부터 봤으니까 당연한 거다. 쿠베르 땅의 올림픽 정신이 제일 잘 구현된 곳이 우리나라 초등학교 운동회일 거다. 민방위 교육장에서 선창 하는 우리의 선서는 10개를 읽어도 그냥 하나 우리는… 하나 우리는… 이다. 항목을 표기하는 ㅡ을 무의식적으로 한자 1로 생각하여 하나로 읽는 것이다. 10개를 선창해도 매번 하나면 의심해볼 만도 한데 누군가 시작했을 것이 전국 어딜 가도 똑같다. 의심하는 내가 이상하다. 각 나라 국기색 중 가장 적은 것이 검은색이다. 독일, 이집트, 시리아, 남아공, 자메이카 등이다. 찾아보니 독일은 탄압에 대한 분노란다. 남아공은 흑인을 의미하고 시리아는 아바스 왕조를 상징한다. 자메이카는 고난을 의미하고. 이번 선거를 보니 붉은색 천지다. 전국 지형도나 서울 지형도나 붉은색이 대다수인걸 보고 민심의 변화가 무섭고 이렇게 흐름을 타는 것인가 생각했다. 정치적으로 붉은색은 기피 대상이었다. 남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