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수(雨水)다. 꽁꽁 언 대동강 얼음도 풀리고 봄이 오는 소리가 저만치서 들려온다는 우수다. 입춘과 경칩 한 가운데 낀 절후다. 인간이 무슨 짓을 하거나 잔꾀를 부려 오는 춘의(春意)를 막으려 해도 봄이 화사한 나래를 펴고 사람들 가슴속에 파고든다는 날이다. 하지만 계절을 반추하며 느끼기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녹록치 않다. 나라 안팎의 뉴스가 자나 깨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야기다.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는 누적확진자수가 5만9천901명에 누적사망자가 무려 1천368명에 이른다.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전염병의 역습에 지구촌과 세계화도 위기를 맞았다. 국내 확진자도 30명이 나왔다. 이 중 11명이 경기도 출신이다. 경제 파장이 깊고 길게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다. 한 해 수출입을 합쳐 약 1조 달러인 교역을 통해 먹고 사는 대한민국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중국수출 의존도가 25%다. 그래서 중국 발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 영향이 가장 크다. 당장 중국산 자동차부품 조달이 끊기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췄다. 차량의 실핏줄에 해당되는 배선뭉치인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도 중국산 수입비
창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도출신이 농협중앙회장에 등극했다. 역대 가장 많은 10명의 후보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렸다. 300만 농민조합원의 수장인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이 지난 1월31일 당선됐다. 앞으로 4년간 거대한 농협조직을 이끌어가게 된다. 그간 농협중앙회장은 임명제에서 선출제로 바뀐 이후 한호선(강원), 원철희(충남), 정대근(경남), 최원병(경북), 김병원(전남) 순으로 바통이 옮겨왔다. 여섯 번째 회장으로 이성희 회장이 수도권출신 첫 회장이다. 그는 4년 전 1차 투표에서 앞질렀다가 2차 투표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선거에 전국 1천118개 농협조합장 가운데 292명의 대의원과 회장을 포함한 293명이 투표를 했다. 1차에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차 결선투표에서 이성희(경기) 177표, 유남영(전북) 116표를 얻어 61표 차로 당선을 거머줬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의 비상근 명예직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 등을 갖고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경영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 신임 이성희 회장은 선거공약을 통해 농업인 월급제 등 안정된
“우물쭈물 하다가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I knew if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nd happen)” 94세에 작고한 노벨문학상수상자인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새겨진 글이다. 삶을 어영비영 살지 말라는 재치가 담긴 뜻이다. 요즘 총선 80여일을 남겨두고 여전히 우물쭈물하는 보수대통합 논의를 보면서 짧은 버나드 쇼의 비문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충고해 주는 듯하다. 정치는 수(數)의 싸움이다. 최근 일련의 정치문제를 풀어가는 데 균형추가 무너져 한쪽으로 치워져 가는 듯해 우려된다. 진보와 보수가 긴장된 균형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절실한 이유다. 많은 국민들은 1차 책임은 보수에 있다고 여긴다. 문재인 정부가 실정(失政)을 하는데도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다. 한국당은 정국을 주도할 지도력도, 여당을 능가할 정책대안도 생산하지 못했다. 내부에서 계파 간 싸우는 이외에 한 게 없다. 속된 말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얘기다. 긴장된 균형을 잘 다루어 나가면 사회는, 역사는 순리대로 풀려나가고 발전한다. 결국 정치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문제를 줄여 나가
경자년 새해가 훤하게 밝았다. 숫자 2020년이 보기도 좋고 어감도 왠지 좋게 다가온다. 그런 느낌과 설렘만큼 올해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찬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생존과 번식능력이 탁월한 흰 쥐띠의 해다. 쥐 캐릭터 ‘미키마우스’는 너무나 유명한 세계적 놀이터 디즈니랜드의 상징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매일 만지작거리는 컴퓨터도 ‘마우스’라는 생쥐로 컨트롤 하고 있다. 영리하고 민첩한 쥐는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 속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쥐가 먹이를 갉아먹는 소리가 어려운 사람들이 돈을 세는 소리로 들려오는 쥐의 해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해가 바뀌면 새로운 시각, 새로운 마음가짐을 요구 한다. 으래 새해가 되면 자치단체장들의 신년사로 신문지면을 꽉 채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여러 분야에서 새롭게 바뀌는 정책이 발표됐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한다. 무어니 무어니 해도 먹고 사는 문제가 으뜸이다. 지역골목상권이 살고 자식들이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경제 살리기가 최대 관건이다. 아무리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늘어나도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으면 사람들은 힘이 빠진다. 새해부터 의욕이 없으면 한 해 계획도 제대로 짤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 인가를 받고 출범한 다산연구소가 마침내 서울 서소문 시대를 마감하고 경기도로 둥지를 옮겼다. 창립 15년 만에 제 자리에 왔다. 당연한 일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광역자치단체에 걸맞은 행보다. 지난달 수원 출신 김봉균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실학연구 및 진흥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돼 길이 열렸다. 지난 16일 수원시 팔달구 경기문화재단에 입주했다. 다산연구소는 다산 정약용의 사상과 가르침을 오늘에 되살려 선진 사회 건설을 위한 제도개혁의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 의식 개혁을 이끌어 내고자 2004년 출범했다. 다산연구소를 창립 당시부터 주도하고 있는 박석무 이사장은 “다산의 유적지·생가·묘소·기념관·박물관 모두 경기도에 있고 그가 설계한 화성은 수원에 있다”며 “다산의 출신 지역에 자신이 설계한 화성으로 돌아온 다산연구소는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정성과 열성으로 다산을 연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가 조찬 강사로 나선 도 단위 기관단체장 모임인 기우회(畿友會)나 경기언론인 클럽에서도 화성과 연관이 깊은 다산을 이야기하며 경기도로 옮기고 싶은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위대한
공연장을 짓는 10년간은 그 나라, 그 도시의 향후 100년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총체적 문화학습의 시간이다. 그러므로 자칫 게으르거나 방심하여 주어진 책임을 소홀히 한다면 그 도시, 그 나라에 평생 잊지 못할 죄를 짓는 것이다. 새로운 경기도 노래 제정도 마찬가지다. 막중한 책임과 소임이 부여된 일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친일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친일 인사가 작곡한 경기도 도가(道歌)를 대치할 ‘새로운 경기도 노래 공모전’을 진행했다. 작사와 작곡 2개 부문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자연스럽고 친근한 노래, 경기도 역사와 비전, 생활을 담은 노래 등이다. 1차 심사에서 선정된 작사 10점, 작곡 10점으로 음원을 만들어 12월초 진행될 ‘30명 도민참여 오디션’에서 공개한 후, 최종 3곡을 선정해 3차 온라인 투표로 새로운 경기도 노래를 선정?발표할 계획이었다. 도민이 만드는 노래인 만큼 도민이 직접 투표하고 선정해 진정한 경기도 대표노래로 만들고자 하는 취지였다. 지난 11월초 새로운 경기도 노래 공정한 공모전 1차 심사결과가 발표됐다. 작사, 작곡 동시(同時) 응모작을 포함해 총 381점이 응모됐다. 작사 223편, 작곡 158편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인간은 자기가 사용하는 수단매체를 그에 맞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는 개인이나 조직은 세월이 흐름, 환경의 변화 속에서 쇠락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역사 속 흥망성쇠의 법칙이다. 온갖 수모를 참아가며 일군 글로벌 일류기업 삼성전자가 허허벌판이던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에서 태어난 지 50살이 됐다. 일본산 산요전기와 합작으로 흑백 TV와 선풍기 생산을 시작으로 출범했다. 1983년 당시 73세인 호암 이병철 창업주가 전 재산을 내걸고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어 첨단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후에 그의 선택을 ‘신(神)의 한 수’라고 격찬했다. 삼성전자 50년 역사는 한국경제 대도약의 역사다. 누가 뭐라 해도 삼성전자는 바로 대한민국이다. 시가 총액 300조원에 브랜드 가치도 611억 달러에 이른다. 애플 구글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창립 50주년을 축하해야하는 이유다. 가전, 반도체, 휴대폰 사업에 잇따라 뛰어든 삼성전자는 세계 1등 제품만 12개다. 경쟁하는 세계기업들과도 초격차(超格差)로 벌려 놓았다. 대한민국수출의 22%를 차지한다. 인간은 시간 속을 살아가는 존재다. 어제 뿌린 씨앗의 수확으로 오늘
입동이 지났다. 겨울 문턱에 들어섰다. 아름다운 소식만 들려온다면 좋으련만 아픈 소식이 더 넘쳐난다. 겨울은 없는 서민들에게 손 시린 계절이다. 사회는 있는 이들보다 없는 이들이 더 많다. 그만큼 따뜻한 손길을 뻗어야 할 복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경제 10대국(大國)에 진입했다고 하나 아직도 주변에 어려운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살만하다고 압력에 굴복하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서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라”고 압박한지 92일만의 일이다. 자동차, 반도체 같은 산업은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대한민국 농업은 아직도 개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농업인들이 불끈했다. 당연한 일이다. 24년 간 유지해온 ‘개도국 지위’는 한국 농업의 보호막이었기 때문이다. 농업보조금이나 주요 농축산물 관세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향후 협상이 진행되면서 미국산 농축산물의 추가적인 수입 요구가 우려돼 이래저래 농업분야가 엄청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농업인단체는 한국농정의 굴욕 외교사라면서 방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인 국민 대다수에겐
가을밤에 음악의 향기가 퍼진다. 음악(音樂)은 문자 그대로 ‘소리를 즐김’이다. 소리 그 자체가 형식이나 가사, 노래에 얽힌 스토리보다 더 중요하다. 외국 대중가요인 팝송이 인기를 끄는 것도 그 까닭이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저녁이면 다양한 음악이 병원 로비에 울려 퍼진다. 수원 인계동에 자리한 쉬즈메디(Shesmedi)병원이 산모(産母)와 가족, 시민들을 위하여 펼쳐온 음악회다. 지난 18일 200회를 맞았다. 17년째 쉼 없이 이어오는 무료음악회다. 의료기관이 음악을 통해 산모와 가족들, 그리고 시민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감동을 준다. 문화·예술 공공기관도 아니고 개인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랫동안 작지만 알차며 수준 높은 품격의 음악회를 견지해왔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도 아깝지 않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첫 음악회는 2002년12월 개원과 함께 시작됐다. 1시간여 동안 이뤄지는 음악회는 음악에 친숙하지 않은 산모나 가족, 시민들에게도 전혀 지루함을 주지 않았다. 맛깔스런 해설이 곁들었기 때문이다. 매번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 공연으로 출연진이 다르다. 들려주는 레퍼토리도 다르다. 하루의 진료가 끝나면
가축은 단순히 동물만을 일컫는 건 아니다. 인간에게 단백질은 필수공급원이다. 가축은 없어서는 안 될 먹거리다. 특히 양돈 산업은 국민의 주요 영양공급원이자 연간 생산액이 7조 원 이상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가축질병으로 그 때마다 나라가 초비상상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이 20여 일 전에 파주 양돈농장에서 처음 발견됐다. 중국이나 북한에서 번져갈 때도 한국은 무풍지대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 북부지역과 인천 강화 등에서 14번째 확진이 나왔다. 연천의 비무장지대(DMZ)에선 감염된 뒤 폐사한 멧돼지도 발견됐다. 멧돼지는 감염상태로 돌아다니는 강력한 바이러스 전파자다. 여전히 전파경로가 오리무중이라 방역당국이나 국민이 불안하다. 외국사례를 보더라도 너무 다양해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란 쉽지 않다. 감염되면 주위 농가 돼지를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 축산업이 휘청거리지 않게 더 이상 확진 판정이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차단방역이 이어져야 한다. 다른 비발생 청정지역은 사활을 걸고 지켜내야 한다. 방역취약 농가, 밀집된 사육단지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나 예찰활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