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1일 이종섭 전 국방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로부터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문자를 받거나 메일을 받은 게 없냐'는 국방위원의 질의에 "문자나 전화를 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보다 앞선 8월2일 윤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인 이 전 장관에게 세 차례나 전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통화가 이뤄진 8월 2일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지시에 반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날이다. 두 사람의 첫 번째 통화 후 박정훈 대령은 보직 해임 됐다. 또한 국방부는 이 날 경찰에 이첩된 수사기록을 회수했다. 윤 대통령은 8월 8일 아침에도 이 전 장관에게 전화했다. 총 네 차례의 통화가 확인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그동안 대통령실과의 협의 자체를 부인해 왔으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죄 재판을 관할하고 있는 중앙군사법원의 통신사실조회로 진실의 일부가 밝혀진 것이다. 이 전 장관측은 당혹해 하면서도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채 상병 사건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무슨 내용의…
현대엔 신(神)의 뜻보다 인간의 뜻이 우위를 점한다. 현실에서 눈에 보이는 힘은 거의 사람의 것이다. 다만 폭염, 태풍, 홍수, 강풍, 풍랑, 해일, 대설, 가뭄, 한파, 지진, 화산활동 등은 예외다. 신의 지위를 넘보는 과학도, 자연의 힘 앞에선 무력하다. 기상청은 올여름 태풍이, 거셀 것을 예고한다. 세계적으로 중국의 광동성, 두바이, 케냐는 물 폭탄 세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름철이 다가왔다. 언론에선 행안부, 농식품부, 소방청 등 중앙정부의 재해 예방 대책 소식을 전한다. 한결같이 예찰(豫察)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와중에 본보(경기신문 5월 19일자)는 경기도 공기업인 GH의 ‘전세임대, 반 지하 거주 가구에 대한 풍수해·지진재해보험 가입 지원’ 소식을 관심 보도했다. GH는 지상 주택으로 이사할 경우엔 이사비용도 최대 40만 원 제공 예정이란다. 참신한 정책이다. 돋보인다. 다른 지자체는 기존의 사후 복구 체제에서 사전 대비 체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경기도는 다른 지자체와 다르게 사후 복구 체제에 구체성을 보강했다. 미국·유럽식 시스템의 일부다. 유럽과 미국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국민 개개인이 가입한 재해보험으로 피해를 보상받는다. 이 점
의사는 하얀 가운을 입고 환자와 마주한다. 환자는 하얀 가운처럼 물들지 않은 순결한 마음으로 어떤 누구라도 평등하게 대해주기를 기대한다. 나와 마주한 의사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의사이기를 바란다. 그래서 의사의 말은 한마디도 흘리지 않고 담는다. 작은 희망이라도 건지려고 착한 어린이가 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피터지는 전쟁에서 적아를 가리지 않고 오직 치료에 집중하는 의사, 치료제 개발으로 서슴없이 자신에게 임상실험을 하고 피고름을 입으로 짜낸 의사는 얼마나 멋진가. 멋지기 때문에 의사가 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다. 선호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고 의사가 되었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누구나 의사를 믿고 병원으로 가지만 모든 병을 완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의사도 사람이기에 모두에게 평등할 수 없고, 그렇게 멋진 의사가 되기에 사회는 그렇게 도덕적이고 윤리적이지 않다. 사회는 국가라는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고 국가는 필요한 이미지 만들기에 적극적이다. 나의 아버지는 이기심이 많다. 이기심 많은 사람이 하얀 가운을 입은 것부터 웃긴 일이다. 살기위해 선택
경기도가 기존 사업용 태양광 설치기업뿐만 아니라 자가용 태양광 설치기업까지 금융 지원대상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태양광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발전시설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생산자가 사용하는 자가용 태양광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특별보증’ 금융을 지원한다는 것이다.(경기신문 28일자 3면, ‘道, 기후위기 대응 특별보증 지원 확대’) 지금까지는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기업만 금융지원이 가능했고 생산된 전기를 판매하지 않고 공장 등에서 직접 소비하는 자가용 태양광 설치기업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도는 이로 인해 소형 태양광 설치 기업과 소상공인 등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에너지는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여서 전 세계 태양광 설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 설치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태양광에너지 분야에 약 4조78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340~360GW가 새로 설치되는데 중국이 135GW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보급이 확대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모 대학에서 ‘말하기’특강을 했다. 특강이 끝나자 많은 학생이 일대일로 다양한 질문을 해 왔다. 그런데 학생들의 이야기에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 ‘말하기’를 잘하려면 스스로를 믿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자신감을 만들어줄 ‘칭찬’이 필요하다. 1964년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였던 로젠탈교수는 인상적인 실험을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 학생 중 20%를 무작위로 뽑아 매우 우수한 지능지수의 학생들이라고 하면서 그 명단을 교사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8개월 후 확인해보니 명단에 있던 학생들이 일반 학생들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었다.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칭찬의 중요성을 잘 안다. 인간관계에서 칭찬은 꼭 필요한 소통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칭찬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칭찬(稱讚, compliment)이란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함 또는 그런 말’이라고 한다(국립국어원, 2018). 이 정의에 칭찬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나타나 있다. 칭찬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칭찬도 연습이 필요하다. 첫째, 비언어를 활용하자! 말
최근 북한이 ‘우리 당의 숙원이자 거창한 혁명’으로까지 선전하고 있는 지침은 무엇일까? 바로 ‘지방발전 20x10 정책’이다.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 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인민의 물질문화 수준’을 발전시키겠다며 제시한 것으로 지방발전 사업의 모범사례로 제시된 김화군의 성과를 강조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북한은 김화군 소재 지방공업공장들이 지난 2년간 공업 생산액이 2배 이상으로 성장하고 군 인민들의 사상정신 상태와 물질·문화 생활 영역에서 놀라운 진전이 이룩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해당 정책에 대해 통일부는 즉각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북한의 내부 형편상 최고지도자가 “내가 직접 책임지고 총화하며 완강히 내밀 생각”을 언급하며 최측근 조용원 당 조직비서를 비롯하여 3년 이상 내각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박정근 내각부총리, 전현철 당 중앙 비서 등 당 중앙과 성, 중앙기관의 책임일꾼들로 꾸린 화려한 라인업을 앞세워 비상설추진위를 구성한 만큼 실제 도농격차 완화와 국가 균형 발전의 진전이 가능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초판 페이스
최근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피싱 범죄 ‘스미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 금융정보 사칭 관련 내용이지만, 관공서를 사칭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파고드는 범죄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중이다.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고도화된 스미싱 범죄에 20대 이하 청소년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정기적인 예방 교육 등 대책이 시급하다. ‘클릭해서 주식 꿀맛 보세요’, ‘쓰레기 무단투기 신고’ 등을 앞세운 ‘스미싱’ 범죄에 적극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다. 낚시 끝에 매달린 ‘과태료·민원 신고 대상’, ‘민원 영상 및 과태료 사전통지서 확인하기’, ‘무료쿠폰 제공’, ‘돌잔치 초대장’, ‘모바일 청첩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미끼 메시지 내의 인터넷주소를 클릭하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악성코드가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모르는 사이에 소액결제 피해 또는 개인·금융정보 탈취가 일어난다. 경기도 내 지자체들은 “과태료 부과 고지는 우편물을 통해 이뤄지고 대상자가 사전 납부 문의를 한 경우에만 문자로 가상계좌를 전송하고 있다”며 “이 경우에도 특정 링크를 첨부하는 경우는 없어 사칭 문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학을 입학하자마자 군대에 갔었다. 그 당시 가정 형편도 어려웠고 젊은 시절의 치기어린 고민들을 회피하기 위한 도피처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강원도 모처에 위치한 훈련소를 퇴소하고 자대 배치를 받았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 때는 철책이 쳐진 해안가의 작은 부대였다. 군 복무를 마친 남성들은 공감하겠지만 신병이 부대에 들어오면 선임들의 장난과 관심을 동시에 받게 된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온갖 몹쓸 말들을 들어야 했고 육체적으로 힘들어야 했다. 그러나 육체적인 괴롭힘보다 더 마음이 힘들었던 것은 선임들의 말이었다. 어느 한 선임이 내게 말했었다. “너희는 돼지 새끼나 마찬가지야. 예전 시골에서 잔칫날 때려잡기 위해 사료 먹이고 물을 주는 거다. 너희도 다르지 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앞에 나가서 총알받이 하라고 밥 주고, 재워 주고, 옷도 주는 거다.” 나는 군대에 있는 동안 그 말이 계속 생각났다. 지금 생각해도 비참하고 모욕적인 말이다. 아마도 짐작컨대 국방의 의무를 마치기 위해 입대하는 청춘 대부분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징집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군에 복무하는 기간 동안은 국가에서 더 보살피고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
인간은 농담에 약하다. 농담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상대방이 고심하여 던진 농담에 당신이 웃었다면, 상대방은 당신을 지원군으로 얻은 셈이다. 농담은 또한 상대방의 속내를 들여다볼 좋은 창이기도 하다. 어떤 농담을 구사하고, 무엇에 웃는지를 보면 상대방의 진솔함이 드러난다. 그러니 상대방과 함께 웃어 동료가 되기 전에 그 속내부터 꿰뚫어 보자. 그는 왜 이런 농담을 했을까? 오픈AI가 GPT-4o(omni, 옴니) 음성 챗봇의 데모 영상을 발표했고, 많은 이들이 자연스러운 대화에 놀랐다. 빠르게 응답하고, 응답을 중간에 끊을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하여 인식한다. GPT-4o의 성능은 그것이 ‘구사하는’ 유머를 통해 한층 자연스러워진다. 대화 곳곳에 섞인 그것의 웃음소리는 생동감을 더한다. “내가 너를 웃겨보마” 하며 던지는 썰렁한 농담이 아니라, 이용자를 배려하는 듯한 부드러운 농담에 손쓸 도리 없이 마음을 홀라당 빼앗겨 버렸다. 오픈AI는 자신들의 기술에 농담으로 해자(垓子)를 둘렀고,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GPT-4o의 농담에 웃음으로 화답하기는 이르다. 오픈AI의 새로운 음성 챗봇은 왜 우리에게 ‘그녀’ 목소리로 농담을 건네는가?…
경기도가 ‘전통시장 혁신모델 구축사업’ 공모 결과 수원 남문시장 등 4곳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최초로 전통시장 상권을 유럽형 건축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해 상징물(랜드마크)로 만드는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국내가 아닌 국제 시장 진출을 목표로 전통시장을 혁신하겠다는 야심 찬 기획이라는 측면에서 깊은 관심이 간다. ‘우물안개구리식’ 접근이 아닌 범세계적인 관점에서 추구하는 지방자치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선택지다. 이번에 경기도가 선정한 전통시장 상권 4곳은 수원 남문시장 일대·안산 한대역 앞 상점가·의정부 행복로 골목형 상점가·화성 궁평해오름수산시장 등이다. 민선 8기 주요 사업인 ‘전통시장 혁신모델 구축사업’은 상권 1곳에 3년간 최대 200억원을 투입해 상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도는 이들 상권에 유럽 감성을 넣기 위해 그동안 네덜란드·프랑스·스페인 지역 시장 사례 연구를 했으며, 경기도 상권 상황에 맞게 적용할 방침이다. 도가 이들 상권에 유럽 감성을 넣기 위해 연구해온 해외 사례는 네덜란드의 마켓홀(Market Hall)과 알버트 카이프 마켓(Albert Cuyp Market), 프랑스의 앙팡루주 시장(Ma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