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수잔 손택
출판사 : 시울
1933년 뉴욕에서 태어난 수잔 손택은 미국 최고의 에세이 작가이자 뛰어난 소설가, 예술평론가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 등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새로운 문화 스타일과 감수성의 도래를 알리는데 주력했던 손택은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 '새로운 감수성의 사제'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는 숱한 별명과 명성을 얻었다.
한국과의 인연은 88올림픽으로 온나라가 흥분에 휩싸였던 1988년이다.
이 해 한국을 찾은 손택은 서울을 방문해 김남주, 이산하 시인 등 구속문인의 석방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백혈병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9.11 세계무역센터 폭파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줬다.
그의 세 번째 에세이 모음집 '우울한 열정'이 지난 11일 출간됐다.
그의 면모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이 책은 1972년에서 80년 사이, 손택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기에 쓰인 글들이다.
문학, 연극, 영화, 사진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울함과 광기, 고통, 천재성 사이를 배회했던 일곱 명의 서구 아방가르드 지식인들에 대한 인물평전으로 볼 수 있다.
또 손택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던 인물을 통해 겪은 정신적 변화를 담은 자서전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가장 긴 글인 '아르토에 다가가기'는 인물 앙토냉 아르토에 관한 글로, 아르토 저작 선집의 소개 글로 쓰인 것이다.
레니 리펜슈탈에 관한 글인 '매혹적인 파시즘'과 한스-위르겐 지버베르크에 관한 '지버베르크의 히틀러'는 한때 우리 사회를 달궜던 '우리 안의 파시즘'의 원형적인 논의로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글이다.
이 밖에도 이 책은 각 인물에 대한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글들로 인해 책 한권으로 7명의 인물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262쪽. 1만6천원
류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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