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김진춘 도교육감

2008.01.10 21:23:15

“공교육 강화 사교육비 경감 선진화 도약”

2월 출범하는 새 정부는 ‘관치(官治)에 묶여온 교육 체계를 자율로’, ‘경쟁과 자율을 통해 공교육을 강화하자’는 기조를 내세우며 출범 전부터 교육계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평준화 정책 및 정부 규제 등으로 획일화 된 양상으로 학생들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이에 따른 문제점을 바로잡아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미 3년 전부터 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다양화·특성화·자율성 정책’을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실현해 왔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기존 정책과 달라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경기교육에는 새로움이나 급진적인 개혁이 아니다. 오히려 경기도는 타 시·도와 차별화된 출발과 준비가 있었기에 지금까지 구축된 교육체계를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선진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처럼 한 발 앞선 경기교육의 중심에는 교육의 수월성을 강조하는 김진춘 도교육감이 자리한다.

김 교육감의 집무실 한쪽 벽에는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져 있다. 그의 교육목표를 함축한 간략하지만 의미 깊은 문구다.

문구 앞에서 김 교육감은 ‘경기교육의 청사진’에 대해 열성적으로 설명했다. 김 교육감이 글로벌 인재 육성에 얼마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여겨졌다.

소신있게 경기도교육을 위해 큰 걸음을 내딛고 있는 김진춘 도교육감으로부터 올해 경기교육의 화두와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새해를 맞아 도민들께 인사의 말씀.

▲지난해 경기교육이 일층 발전할 수 있도록 사랑해 주시고 지원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복을 많이 누리시며 또 이웃에게 많이 베푸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

-올해 역점사업 분야의 골자는.

▲새해에 글로벌 인재 육성 체제를 완성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올해 화두는 ‘공교육 강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다. 이 시대의 교육 선진화란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며 이를 통해 사교육비를 반감시키고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맘껏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을 ‘경기교육 선진화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다.

실천방안으로는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의 다양화·특성화·자율화, 교육기회의 보장과 확대, 교육의 수월성 추구를 위한 노력에 있다.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경기교육의 기본 정책으로, 올해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학교마다 차별화 된 교육내용과 학교체제의 다양화로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고, 교육에서 소외 당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복지를 확대할 것이다. 또 맞춤형 개별학습, 독서·논술·토론식 수업으로 창의력을 기르고, 외국어 교육 강화와 수월성 교육으로 교육 선진화를 이룩하고자 노력하겠다.

-경기교육의 정책 기조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정책과 유사한 점이 많은데.

▲대통령 당선인께서 자율형 사립고 100교, 농어촌·중소도시에 기숙형 공립고 150교, 마이스터고 50교를 설립한다고 하셨다.

우리 경기교육은 특목고·특성화고 확대, 기숙형으로 농촌 중소도시 좋은학교 만들기 대상교 33교, 돌아오는 농촌 소규모학교 가꾸기 100교, 교과특성화학교, 교과특기자 육성교 지정 운영 등 교육의 수월성을 추구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영어교육 강화도 우리 경기교육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특목고, 특성화고 확대 정책이나 영어 교육 강화 방안이 조기 유학을 막고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는데, 새 대통령 당선인께서도 같은 생각이신 것 같다.

결국 능력에 따른 교육기회의 평등을 추구하면서 수월성 교육을 강화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사교육비도 경감하며 교육만족도도 높이자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이나 개인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가면서 정책을 추진한다면 우리 교육에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항상 교육의 자율성을 강조해 왔는데, 이런 관점에서 초중등교육 감독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넘긴다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경기교육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사고·특목고 확대 추진계획은.

▲인수위의 최종 발표가 있어야 하는 사항인데, 입장은 과거와 변함이 없다. 특목고의 수요에 따라 필요한 학교를 필요한 곳에 설립한다는 것이다. 무분별하게 특목고를 설립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인수위의 방침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설립 목적에 따라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관리 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목고 확대에 앞서 김포외고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고 죄송스럽다.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외고 입시방법을 개선해 올해부터 내신성적 실질 반영률을 30% 이상으로 하고,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을 동시에 실시한다. 또 창의사고력 과목을 없애고, 교육과정 정상운영을 위해서 내신성적도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 반영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고입시 준비를 위한 사교육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에 대한 평소 지론과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은.

▲세계는 수월성에 바탕을 둔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어 있다. 오늘날의 시대 정신은 글로벌 경쟁력을 길러 주는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교육은 학생들에게 최고·최선의 교육을 제공해 20년, 30년 후에 우리나라를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들 경쟁력 있는 인재로 길러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새해에도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글로벌 인재 육성’의 교육지표에 따라 도덕성 함양, 창의력 신장, 글로벌 시민 자질함양을 교육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교육의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 교육기회의 보장과 확대, 교육의 수월성 추구를 위한 주요 교육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인천고 김열함 선생님 영어와 열정 물려줘

-어린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스승은….
“인천고등학교를 다닐 때 김열함 선생님께 영어를 배우던 기억이 가장 생생하다”고 회상하는 김진춘 교육감.
“김열함 선생님께서는 인천고에 계시다 서울 경기고등학교로 발탁이 되신 분이신데, 처음엔 실력 없는 선생님이라고 배척을 당하실 뻔하셨어요. 제가 2학년 때 영문법을 배웠는데, 스스로 공부를 하시면서 우리에게도 무섭게 공부시키셨습니다.”

 

김 선생님 덕분에 교과서를 완전히 외지 못한 학생이 없었다고. 못 외울 경우에는 엉덩이에 불이 날 정도로 사랑의 매를 맞은 적도 있었지만 김 교육감은 김열함 선생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생각하는 너무 감사한 스승”이라고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다.

 

“3학년 때도 선생님께 배웠는데, 일본 대입 문제 등 어려운 문제를 갖고 수업을 하셨고, 역시 외우지 못하면 혼이 났어요. 그 결과 유수한 대학의 대입 본고사에서 영어 만점을 맞은 학생들이 수두룩했지요.”
김열함 선생은 경기고로 발탁된 후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영어선생님으로 이름을 알리며 당시 고등학생들 책가방에 한 권씩 들어있던 ‘영어의 왕도’를 펴기도 했다.

 

김 선생의 좌우명은 ‘Do Others No Harm(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 지난 1998년 2월에 작고했다.

 

 

최지현 기자 cj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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