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우리의 자긍심’

2009.03.17 21:20:23 9면

 

17일 오후 1시쯤 수원시 권선구 탑동 서부우회로 도로변에 태극기 대가 꺾여진 채 걸려 있었다.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유천2교 버스정류장 전봇대에 걸린 태극기는 버스들이 정류장에 정차하고 운행하는 과정에서 태극기를 스쳐지나가면서 시커먼 때가 묻어 있었다.

수원시 장안구 장안문에서 팔달문까지 이르는 도로변에도 태극기가 걸려 있었지만 대부분 더럽혀져 있었다.

수원시 남부터미널 맞은편 인도 변에 걸린 태극기는 매듭이 풀린 채 일주일이 넘도록 걸려 있었다.

행정안전부가 3.1절 90주년과 임시정부 수립일(4월13일)을 기념해 지난 2월 28일부터 오는 4월13일까지 전국적으로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일선 시·군에 지침을 내리면서 도내 지자체마다 이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허술한 관리로 훼손된 태극기가 도심 도로변 곳곳에 게양돼 있어 시민들의 눈쌀을 찌프리게 하고 있다.

K(43·여)씨는 “어디를 가나 도로변에 태극기가 많이 걸려있지만 더럽혀진 태극기가 많아 안타깝다”며 “시행 기간이 30여일이나 남은 시점에 앞으로 훼손된 태극기는 더욱 많아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를 관리하는 도내 각 시·군·구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수원의 경우 지난 2월28일부터 8천100여개의 태극기를 게양해 4개 구청에서 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태극기를 교체하고 있지만 인력난과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수원시 장안구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예전에 사용했던 헌 태극기를 80%이상 게양하면서 훼손이 더 심한 것처럼 느껴진다”며 “심하게 찢어지고 더럽혀진 태극기만 교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운동인 만큼 시민들도 깨끗한 태극기를 보면서 애국심을 가질 수 있도록 관할 지자체에서 좀 더 세심하고 적극적으로 태극기를 관리해야한다”고 말했다.
오영탁 기자 oyt@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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