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 경유 15억대 빼돌려 시중 유통

2011.04.13 21:24:39 23면

유조차 운전기사·주유소 업주 등 37명 적발

군 부대에 납품되는 경유 15억여원 어치를 운송과정에서 빼돌려 판 유조차 운전기사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군납 경유를 배송하는 과정에서 상습적으로 빼돌려 판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상 절도) 등으로 유조차 운전기사 정모(47) 씨를 구속하고 이모(32) 씨 등 33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서 경유를 구입한 주유소 업주 안모(47) 씨를 구속하고 정모(47) 씨 등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운전기사 정 씨 등은 2009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인천시 중구의 한 정유소에서 배송·의뢰받은 경유를 자신들의 유조차에 싣고 수도권과 강원도 일대 군 부대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시가 15억4천만원 상당에 이르는 경유 88만ℓ를 수백여 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봉인을 제거하지 않아도 기름을 빼낼 수 있도록 차량 유류구를 개조해 범행을 저질렀다.

운전기사들은 빼돌린 기름의 절반 정도인 43만ℓ는 시세보다 40~50% 저렴한 가격에 주유소 업주들에게 팔고 나머지 45만ℓ는 자신들의 유조차에 넣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가짜 거래실적을 만들어 1인당 600만~700만원씩 총 1억5천만원의 유가보조금을 챙긴 혐의도 밝혀냈다.

경찰은 이들이 경유를 배송한 군부대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던 점으로 미뤄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신재호 기자 sjh45507@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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