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2주일 앞두고 도내 중소 건설업계가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예년보다 한 달가량 이른 추석을 앞두고 결제를 미뤘던 자재비도 해결해줘야 하고, 직원 상여금도 마련해야 하지만 기성금(공정 진척에 따라 집행되는 공사비)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우울한 추석나기가 예상된다.
31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추석이 다가오면서 임금, 보너스, 결제성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중소·영세업체들을 중심으로 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건설경기 침체로 일감이 크게 줄어든 데다 올해는 계속된 비와 태풍 등의 여파로 2개월이나 공사진행에 큰 차질을 빚으면서 비축해 놓은 자금마저 이미 바닥난 상태다.
이에 추석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추석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정작 자금이 꼭 필요한 영세업체들에게는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은행권이 4-5개월 전부터 업체들을 대상으로 대출금 등 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 돈 가뭄 현상을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체 대표나 자금담당 직원들이 나서 추석자금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으며 업체 대다수는 이미 추석 상여금 지급계획을 접은 상황이다.
수원의 A건설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비가 자주 내려 공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당초 계획 대비 기성 수금률이 40~50% 가량 감소했다”며 “회사 사정도 좋지 않아 인건비, 자재비 등 추석 소요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특히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은 잦은 비로 일을 못하는 날이 늘면서 월수입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까지 크게 줄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건설일용직 근로자 박모(48·수원시 송죽동)씨 는 “지난 7·8월 두 달간 폭염과 집중호우로 일주일 밖에 일을 하지 못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하루 벌어 먹고사는 인부들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 관계자는 “모두가 어려운 만큼 지역 경제 등을 고려해서라도 금융기관들이 건설업체들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